ABC 외교로 열린 아르헨티나 공급망[기고/양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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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인 법무법인 린 외국변호사·전 주칠레 공사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남미 3개국 순방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이른바 ‘ABC 국가’와의 관계를 다시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브라질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국제 무대에서의 협력이 비중 있게 다뤄졌고,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는 에너지와 식량 안보, 핵심광물, 시장 접근 등 실질적인 경제 의제가 전면에 놓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22년 만에 정상외교가 본격적으로 재개된 아르헨티나에서 나왔다. 올해 한국 기업의 아르헨티나산 원유 88만 배럴 시험 구매를 바탕으로 2027년부터 수입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리튬 탐사·채굴·생산 전반의 협력, 천연가스와 원자력 협력, 이중과세방지협정 타결까지 이뤄냈다. 20세기 초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자 세계 자본시장의 대표적 투자처였던 아르헨티나는 1960년 이후 고착화된 재정적자와 외환통제,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잠재력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 출범 이후 재정지출 감축과 규제 완화, 무역·외환제도 개편과 투자유치 정책이 추진되면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평가에서 2년 연속 기초재정수지 흑자와 인플레이션 둔화, 규제·무역장벽 완화를 주요 진전으로 꼽았다. 신용등급과 시장의 평가도 개선되고 있다. 물론 긴축에 따른 사회적 비용과 외환보유액·대외채무 부담, 개혁의 정치적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중요한 위험요인이다. 그럼에도 아르헨티나의 에너지 잠재력은 주목할 만하다. 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부터 국영 석유회사 YPF를 중심으로 원유산업을 발전시켰지만, 기존 유전의 생산량 감소와 투자 부족으로 한동안 에너지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이러한 흐름을 뒤집은 것이 네우켄 분지의 바카무에르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 지역의 기술적 회수 가능 자원을 천연가스 약 308조 입방피트(매장량 세계 2위), 석유 약 160억 배럴로 추산한다. 수평시추와 수압파쇄 기술, 파이프라인 확충 및 투자 확대에 힘입어 바카무에르타는 이미 아르헨티나 가스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향후 브라질 등 인접국으로 가스 수출을 본격화한다면 남미의 주요 에너지 공급국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도 이미 그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는 아르헨티나 염호를 기반으로 리튬 생산 체계를 구축하며 현지 자원 개발과 가공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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