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지식창고’ 지위 빼앗긴 시대… 대학이 길러야 할 것은 ‘인간’[맹성현의 AI시대 생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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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지식 전수, 직업 관문돼온 대학 AI가 대졸자 일 대체하며 권위 흔들 도구 만들고 따지는 인간 높이 평가… 이제 놀이-돌봄-탐구능력 가치 상승 AI 강좌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말고… 질문-토론-판단력 기르는 교육해야 맹성현 KAIST 명예교수 《AI 시대, 대학의 새로운 역할지난 칼럼(7월 8일자 ‘대학 간판이 미래를 보장한다?… AI 시대, 흔들리는 대학의 아성’)에서 인공지능(AI)이 대학에 일으키는 다섯 가지 균열을 짚었다. △지식 전수 독점의 종말 △학점과 졸업장의 가치 하락 △AI 발전 속도를 못 쫓아가는 교육 △첫 직장이 사라지며 경력을 쌓을 기회 상실 △생각을 AI에 맡기는 ‘인지의 외주화’ 등이다. 균열을 직시하는 것이 재건의 첫걸음이지만, 정작 대학을 어디서부터 바꿔 나갈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먼저 인정해야 할 것이 있다. 대학은 오랫동안 지식을 전수하는 곳이기 이전에 한 개인이 누구인지, 정체성을 규정하는 곳이었다. 무엇을 전공했고 어느 대학을 나왔으며, 그 결과 어떤 일을 하는지…. 대학은 직업으로 가는 관문을 지켜왔다. 그런데 AI가 자료 조사와 보고서 작성, 코딩처럼 대학 졸업자가 맡아온 일을 더 빠르고 값싸게 대신하기 시작하면서 그 관문이 흔들리고 있다. 지식이 희소했기에 그간 대학이 권위를 누렸지만, 이제 AI는 세계 최고 수준의 개인 교습을 거의 공짜로 제공한다. 앞으로 대학이 걸어야 할 길은 분명하다. 무너지는 직업관과 학벌에 기댄 정체성을 대신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현실에서 실현해 내는 일이다. 일의 미래에 대해서는 이미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됐다. 이에 따르면 첫째, AI는 직업 자체가 아니라 일감을 자동화할 뿐이며 새로운 일은 계속 생겨난다. 둘째, 몸을 쓰는 일, 즉 손끝의 기술과 돌봄, 현장 노동은 로봇이 따라오기 어려우니 마지막까지 인간의 몫으로 남는다. 셋째, 신뢰와 공감처럼 사람의 얼굴이 필요한 일로 가치의 중심이 옮겨 간다. 넷째, 일이 줄어드는 만큼 삶의 핵심도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로 바뀐다. 이 같은 전망에는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이 네 가지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AI가 일을 가져간 뒤 인간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을 뒤집어 보자. AI 시대에 인간에게 무엇이 남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한 번도 직업으로 만들지 않은 인간의 능력이 무엇인가를 물어보자. 인류는 오랫동안 인간의 여러 면모 가운데 두 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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