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KIS자산평가 ESG사업본부장차이나 스피드는 기술을 제품으로, 제품을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가격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속력을 의미한다. 지난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6에서도 이러한 스피드는 어김없이 증명됐다. 단순히 개발이 빠르다는 뜻을 넘어서서 설계, 조달, 증설, 상용화를 타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속력으로 달성해 시장 가격과 표준을 장악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첨단기술과 제품 개발의 압도적인 스피드는 일부 산업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제조업 분야는 물론,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으로 에너지 믹스를 전환하는 속력 역시 타국을 압도하고 있다.
시야를 한국으로 돌려보자. 글로벌 공급망 파편화와 핵심광물의 자원 무기화, 그리고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산업 개편이라는 거대한 전환의 파고가 우리를 덮치고 있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등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난감축(Hard-to-abate)' 산업은 차이나 스피드와 탄소중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금융위원회가 올해 1분기에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로 했다. '전환금융'이란 기존의 녹색금융이 지원하기 어려웠던 철강, 석유화학 등 고탄소 산업의 기업들이 장기적인 탈탄소 계획을 세우고 탄소 배출을 줄여 저탄소 구조로 전환하는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금융이다. 이는 저탄소 설비 투자, 공정 전환, 기술 혁신 등을 위한 자금 조달을 도와 과도기적 활동을 도와 우리나라와 같이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과 같은 국가에서 실질적인 탄소 감축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다.
저탄소 전환이라 하면 “당장 생존이 급급한데 탄소중립은 한가한 소리 아니냐”라는 냉소적 반응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차이나 스피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재정의하는 전략적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그리고 탄소중립은 환경문제가 아니라 원가·수출·조달의 문제다. 이러한 시기에 전환금융은 산업구조 개편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금융이며, 차이나 스피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우리 한국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전략적 자산이자 핵심적인 지렛대이다. 금융위가 1분기에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예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도체와 AI 산업은 전력인프라·전기요금, 냉각용 물 그리고 인재확보가 현실적인 제약조건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전력 생산과 인프라 측면의 우위를 바탕으로 AI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리고 공급망과 핵심광물 분야에서도 중국발 리스크와 충격이 반복되고 있으므로 재활용과 정제, 소재 국산화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넘어서 국가안보의 핵심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빠르게 저탄소 발전, 고효율 설비, 지능형 전력망,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에 대한 투자를 해야하는데, 전환금융은 이러한 분야에 적합한 명분과 실리를 제공한다.
전환금융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업종별 전환 경로 로드맵을 제시하고 숫자로 명시해야 한다. 핵심 업종별 배출강도 기준, 인정 기술요건, 적용기간을 명시해 금융이 따라갈 좌표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리스크를 정책이 분담해야 한다. 전환투자는 초기투자비가 매우 크고 회수기간이 길다. 전환대출과 전환채권에 대해 정책금융 보증과 정부의 펀드가 손실을 우선 흡수하는 '퍼스트 로스(First Loss)' 구조인 혼합금융을 결합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리스크를 공공이 부담하고, 대신 기업은 전환계획과 모니터링·보고·검증을 의무화해 성과가 약속한 수치에 미달하면 금리가 자동으로 올라가는 구조를 가져가야 한다.
전환금융은 '싼 돈'이 아니라 '성과로 증명되는 돈'이다. 올해 1분기까지 제시될 우리나라의 전환금융 가이드라인, 정말 기대된다.
박용진 KIS자산평가 ESG사업본부장 yongjin.park@kispric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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