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앤스로픽 인공지능(AI) 일부 모델의 수출을 통제하자, 중국 AI 회사들은 오픈소스를 공개하며 정반대로 대응하고 나섰다. 미국 AI가 발이 묶인 사이 중국 AI 모델을 다른 국가가 쓰게 하면서 시장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전략자산이 돼가는 AI 시장에서 중국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미·중간 AI 패권 경쟁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美에 맞불 놓은 中
중국의 즈푸AI는 지난 13일 당초 최상위 요금제에만 적용하려던 최신 모델 ‘GLM-5.2’를 라이트·프로·맥스·팀 등 자사 유료 코딩 요금 전 구간에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선전·청두 등 중국 지방정부 자금을 투자받은 즈푸AI는 중국 정부가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미국 회사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회사다.
특히 발표 시점이 주목된다. 미국 정부가 앤스로픽의 최상위 모델 ‘미토스 5’와 ‘페이블 5’를 외국인이 쓰지 못하게 하라고 요구한 직후였다. 즈푸AI는 “일부 프런티어 AI 모델이 갑자기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며 “프런티어 지능은 소수에게만 속해서도, 소수의 규칙에 의해 언제든 회수돼서도 안 된다”고 공개적으로 꼬집었다.
이 같은 즈푸AI 조치는 중국 정부의 용인 없이 나오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폐쇄형 프런티어 모델을 묶어 AI 공급망 접근권을 통제하며 폐쇄적으로 나오자 이와 정반대로 행동하며 시장 확장 기회로 삼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번 특정 모델을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만들면 개발 도구와 운영 방식까지 함께 묶이는 만큼 모델 확산은 곧 생태계 주도권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적인 조치다.
◇“韓 AI 전략 서둘러야”
중국 전략은 먹혀들고 있다. 글로벌 AI개발자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최근 1년(2025년 2월~2026년 2월)간 중국산 오픈소스 AI 모델 다운로드 비중은 41%로 미국산 모델(36.5%)을 앞질렀다.
중국은 AI 모델의 소스를 공개하면서도 기술과 데이터는 자국 안에 묶어두는 이중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다음달 1일부터 제한된 기술·용역·데이터의 무단 해외 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대외투자에 관한 규정’을 시행한다. 당국의 허가 없이 해외로 이를 이전하면 강력한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미·중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AI 국경선을 세우면서 한국 기업의 AI 도입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기업은 소프트웨어 개발, 고객 응대, 문서 작성, 보안 관제, 제조 공정 최적화에 미국 AI 모델을 빠르게 붙여 왔다. 최근엔 즈푸AI, 미니맥스 등 중국 AI 회사가 낮은 비용과 빠른 성능 개선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기업으로선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지만, 한쪽을 택하면 생태계에 묶일 위험도 커지고 있다.
AI 모델이 공급망 리스크로 떠오르면서 소버린 AI(주권 AI) 논쟁도 불붙었다.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모델’ 개발 프로젝트가 글로벌 모델 의존도를 낮추는 안전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9 hours ago
2

![[인터뷰] '디아블로 이모탈'에도 '악마술사' 참전…"별개의 매력 지닌 클래스"](https://image.inews24.com/v1/743e4d7bce7484.jpg)




![[단독] 디앤디파마텍 "지방간 신약 연내 기술수출"](https://img.hankyung.com/photo/202606/AA.44662648.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