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AI 이어 양자 패권전쟁 점화…韓, 대응 속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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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양자컴퓨터 실전 도입을 앞당기기 위한 국가 차원 지원에 나섰다. 중국이 정부 주도로 양자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데 따른 대응이다. 인공지능(AI)에 이어 미·중 양자컴퓨팅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도 양자 대응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양자기술 개발과 보안 강화를 담은 행정명령 2건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연방기관이 기업·대학과 협력해 과학 연구용 양자컴퓨터 개발에 착수하도록 했다. 개발 목표 시점은 2028년으로 전해졌다. 또 국방부에는 위성항법시스템(GPS)이 교란된 전장에서도 사용 가능한 양자센서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양자컴퓨터 기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연방정부의 양자내성암호(PQC) 전환 일정도 구체화했다. 연방기관은 중요한 자산과 고위험 정보시스템의 키 설정 기능을 2030년 말까지 PQC로 전환해야 한다. 디지털 서명 체계는 2031년 말까지 바꾸도록 했다. 각 기관에는 전환 책임자 지정과 세부 이행계획 수립도 당부했다.

2028년 내결함성 양자컴퓨터 개발은 기존 IBM의 계획인 2029년보다 1년 빠른 일정이다.

행정명령에는 구체적인 큐비트 수와 오류율 등 성능 사양이 담기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선 에너지부가 90일 안에 기술 요건을 마련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행정명령에서 적대국(중국)과의 양자기술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정책 배경으로 명시했다.

실제 중국은 양자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 3월 양회에서 최종 채택된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은 양자 기술(양자 컴퓨팅·통신·감지)을 7대 미래 산업 중 최우선 과제로 지정했다. 특수목적 양자컴퓨터와 내결함성 양자컴퓨터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명확히 제시했다.

중국 내 양자 분야 민간 투자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양자기술 부문 자금 조달액은 32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300% 증가했다. 이는 지난 한 해 총액인 24억7300만위안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미·중이 국가 차원의 투자와 구체적인 개발 목표를 앞세워 경쟁 속도를 높이는 만큼 한국도 대응 전략을 재점검하는 한편, 현재 추진 중인 다양한 정책·제도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재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가특임연구원(미래양자융합포럼 의장)은 “양자는 기술성숙도(TRL·최고 단계 9)가 3~4단계 수준으로 한국에도 아직 잠재적 기회가 많은 분야”라며 “기술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정부가 국제적 협력과 국내 생태계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2032년까지 10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2035년까지 기존 공개키 기반 암호체계를 PQC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미국·중국 대비 자본과 인력 측면에서 글로벌 양자 톱 3 수준으로 도약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국제 협력 확대와 표준 선점 등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IBM·구글 등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양자컴퓨터 개발 과정에서 축적되는 주변 기술과 산업 생태계가 미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연구개발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박종진 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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