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감독 류현경, 1인 배급사 만들어 직접 홍보…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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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류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남녀 사이에 호감 표현을 하는 고백의 현장에서, 고백받은 쪽이 시종일관 배를 잡고 웃기만 한다면 어떻게 보일까.
상대방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을 수는 있어도 진지하게 사랑 고백을 하는 이를 두고 빵 터지게 웃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류현경 감독의 영화 '고백하지마' 초반부를 장식하는 고백 장면을 보면 충길(김충길 분)의 고백에 연신 박장대소만 하는 현경(류현경)의 마음이 백번 이해가 된다.
충길은 감정의 교류가 전혀 없던 동료 배우 현경에게 자기감정에만 심취해 뜨거운 사랑 고백을 던진다. 둘의 관계를 두고 농담을 던지는 스태프에게 정색하고 화를 내 순식간에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기도 한다.
비 오는 산장을 배경으로 하는 서툰 고백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는 솔로'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연예 프로그램으로 치면 충길은 명백한 빌런 캐릭터다. 그렇게 현경을 좋아한다면서 현경의 마음과 기분이 어떤지는 살필 줄 모르는 충길은 고백은 말 그대로 '고백 공격'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앞뒤 재지 않는 순수함이나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억지로 뭔가를 꾸며내지 않는 솔직함, 어린아이 같은 웃음은 또 사랑스러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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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지마'는 장편 영화 촬영이 끝난 다음 날 주연배우 충길이 동료 배우 현경에게 사랑을 고백한 뒤 벌어지는 의외의 일들을 그린 영화다. 배우 류현경이 감독이자 주연 배우이고, 편집과 배급, 홍보까지 도맡았다.
류현경은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영화 개봉이 너무 힘든 상황이고, 기존 배급사들과 미팅을 해 보니 많이들 (개봉을) 어려워하셨다"며 "1인 기업인 배급사를 만들어서 직접 발로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현경은 영화의 심의등급 신청과 파일 변환, 극장 곳곳에 홍보 포스터를 배달하는 일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현실인지 영화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진심 같은 고백 장면 등 영화의 대부분 장면은 아예 대본 없이 촬영됐다.
실제 김오키 감독의 영화 촬영 뒤 출연 배우들이 '뭐라도 찍어보자'는 생각으로 카메라를 켰고, 김충길이 느닷없이 류현경에게 고백하는 연기를 하면서 구조가 잡혀 나갔다고 한다.
류현경은 "촬영하면서도 계속 '충길아, 너 (마음) 진짜야?'라고 몇 번이나 물어봤다"는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대학 시절 연출을 전공하면서 단편영화도 찍어보고 했는데, 배우 생활을 하다 보니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다"며 연출 배경을 설명했다.
17일 개봉. 69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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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배우 류현경(오른쪽)과 김충길이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고백하지마'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8 jin90@yna.co.kr
on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12월09일 17시43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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