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지옥 훈련' 통했다…홍명보號, 짜릿한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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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리 함성 >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이 열린 12일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동점 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이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체코와의 경기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임형택 기자

< 승리 함성 >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이 열린 12일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동점 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이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체코와의 경기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임형택 기자

홍명보호(號)가 달라졌다. 먼저 실점하면 무기력하게 무너지던 과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평균 신장 188㎝인 체코의 고공 공격에 일격을 당했음에도 침착하게 전열을 정비했고,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오현규(베식타시JK)의 연속 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탄탄하게 다진 체력을 바탕으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한국은 첫 경기에서 목표한 ‘승점 3’을 챙기며 두 대회 연속 원정 16강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와 싸워 2-1로 승리했다. 한국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승리한 건 2010 남아공 대회(그리스전 2-0 승) 후 16년 만이다. 승점 3(골득실 +1)을 획득한 한국은 멕시코(1승·승점 3·골득실 +2)에 이어 A조 2위에 자리했다.

◇ ‘역전승 0회’ 징크스 깼다

고지대 '지옥 훈련' 통했다…홍명보號, 짜릿한 역전승

한국은 1년간 갈고닦은 스리백 전술 아래 주장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을 최전방에 배치해 초반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12분 손흥민의 첫 슈팅과 14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FC)의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38분 손흥민의 예리한 감아차기 슛마저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에도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펼쳤지만 먼저 균형을 깬 건 체코였다. 후반 14분 블라디미르 초우팔의 롱 스로인을 191㎝ 장신 라디슬라프 크레이치가 타점 높은 헤더로 받아 넣었다. 뼈아픈 실점이었다. 2024년 9월 출항한 홍명보호는 이번 대회 전까지 23차례 A매치(14승5무4패)를 치르며 선제골을 내준 6경기에서 2무4패로 역전승이 전무했다. 이날 역시 실점과 동시에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실점 8분 만에 터진 동점 골로 단숨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2분 이강인의 찔러주기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상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 있는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후반 35분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우측 측면을 파고든 황인범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지능적인 다이빙 슛으로 마무리해 골문을 열었다.

◇ 철저한 준비가 빚어낸 결실

이날 결과는 치밀한 준비가 빚어낸 결실이었다. 대표팀은 지난달 18일부터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캠프를 차리고 고지대 적응 훈련에 매진했다. 조별리그 1, 2차전이 열리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이 국내 태백산 정상(1567m) 높이와 맞먹는 해발 1570m에 자리해 있기 때문이다. 산소가 희박한 환경에서 올 수 있는 급격한 체력 저하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 같은 홍 감독의 판단은 완벽히 적중했다. 후반 중반 이후 체코 선수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무거워졌지만 한국은 경기 막판까지 왕성한 활동량을 과시하며 기동력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홍 감독도 경기 후 “고지대 훈련이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주장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를 투입한 과감한 교체 전략도 빛을 발했다. 후반 24분 그라운드를 밟은 오현규가 교체 11분 만에 역전 결승 골을 넣으며 사령탑의 승부수에 완벽히 부응했다. 철저한 환경 적응 훈련으로 다진 체력과 날카로운 용병술이 어우러져 16년 만에 첫 경기 승리라는 쾌거를 완성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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