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박선희]연결될수록 고립되는 아이들… 청소년 SNS 사용 해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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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문화부 차장

박선희 문화부 차장
K팝 가수의 광화문 무대가 세계에 생중계되고,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세계 주요 문학상에 오르내린다. 세계 속의 한국은 어느 때보다 화려한데 한국인의 행복 지수는 그렇지 못하다. 최근 발표된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옥스퍼드 웰빙연구센터·갤럽의 ‘2026년 세계행복보고서(WHR)’에 따르면 한국인이 스스로 평가한 행복 지수는 세계 147개국 중 67위였다. 지난해 58위에서 6단계 더 떨어진 것으로, 2012년 첫 보고서 발간 이후 최저다. ‘관용’ ‘부패 인식’ 등에서 좋지 않은 점수가 나와서다.

그런데 올해는 이 부진한 행복 성적표에서 한 가지가 더 눈에 띈다. 세계행복보고서는 매년 행복과 관련한 주제를 잡아 연구 결과를 내는데, 올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 청소년의 행복도가 최근 10년간 하락한 것에 SNS 사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SNS 사용이 적은 집단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았고,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행복감이 낮아졌다. 특히 하루 5시간 이상 사용하는 경우 삶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

SNS 사용 시간이 행복감과 반비례하는 이유는 가공된 타인의 삶에 반복 노출되면서 상대적 박탈감, 자존감 하락을 겪기가 쉽기 때문이다. 연결을 위해 만들어진 소셜미디어가 오히려 사회적 연결감을 감소시키고 고립감만 주는 셈이다.

여기에 무한 스크롤, 맞춤형 알고리즘 등으로 중독을 유발하는 소셜미디어 시스템은 플랫폼 의존도를 높이고, 일상적인 활동과 관계에도 파괴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아직 자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데다 또래 평가에 민감한 청소년들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치열한 경쟁과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한국 청소년의 행복도는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비교와 중독을 부르는 SNS는 또 다른 덫이 되고 있는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청소년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었다. 한국인 전체의 과의존 위험군 비율이 전년보다 0.2%포인트 감소한 22.7%인 데 반해 청소년은 0.4%포인트 증가한 43%에 달했다. 또 다른 설문에서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2008년생 청소년들의 하루 평균 스마트기기 이용 시간이 6.02시간으로 집계됐다. 여학생의 경우 SNS에 1.65시간을 썼다.

지난해 말 호주가 16세 미만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세계 최초로 전면 금지한 이후 영국, 프랑스 등에서 비슷한 규제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도 청소년의 SNS 계정 생성 금지나 이용 시간 제한 등의 방안을 놓고 일부에서 논의 중이지만, 관련 법안은 국회에서 계류 중인 상태다. 표현의 자유를 위협할 수 있는 일방적인 규제도 문제지만, 이 문제를 계속 방치하는 것도 답이 될 수 없다. 우리도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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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문화부 차장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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