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장윤정]CXMT 증권신고서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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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산업1부 차장 최근 상장한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CXMT의 370여 페이지에 달하는 증권신고서에는 의외의 이름들이 등장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마이크론.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존심으로 일컬어지는 CXMT지만 “D램 산업은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가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고도로 집중된 구조”라며 “(CXMT는) 이들 글로벌 선도 기업과 비교할 때 규모와 기술 축적, 고객 기반 등에서 여전히 일정한 격차가 존재한다”고 솔직하게 열세를 인정한다. 하지만 눈길을 끄는 건 그다음이다. CXMT는 그 격차를 좁히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연구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다. 증권신고서는 기업이 투자자에게 쓰는 ‘미래 계획서’다. CXMT는 그 계획서에 경쟁력을 부풀리기보단 현재의 열세를 인정하면서도, 미래의 추격을 약속했다. 미국은 지난 몇 년간 엔비디아의 첨단 AI칩 수출을 막고,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차단하고, 동맹국까지 끌어들여 반도체 공급망을 봉쇄했다. 목적은 분명했다.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 하지만 과연 봉쇄가 중국을 멈추게 했을까. 엔비디아의 AI칩이 막히자 중국 기업들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냈고, 메모리 수입이 어려워지자 CXMT 같은 토종 기업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첨단 EUV 노광장비를 대신할 심자외선(DUV) 장비를 개발하는 등 공정과 장비 국산화에도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는 중국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기보다는 ‘반드시 자립해야 한다’는 국가적 목표를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누군가는 아직 여전히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고, 시장의 경계심이 과도하다고 말할지 모른다. 일부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재의 격차가 아니라 중국에 그 격차를 빠르게 좁힐 실탄과 전략, 그리고 국가적 의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공개된 중국산 DUV 노광장비 역시 해외 부품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하지만 그것이 이 장비에 실린 반도체 자립화 시도의 의미를 폄훼하진 못한다. 과거에는 ‘불가능’이라고 여겨졌던 영역의 기술이 이제 ‘언제 양산되느냐’의 문제로 바뀌어서다. 반도체 첨단 공정과 AI칩 분야에서 중국은 여전히 상당한 제약을 안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제재는 시간을 벌어줄 뿐, 혁신 자체를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이제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차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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