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패배로 충격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주말을 지나면서 정청래 대표 책임론,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책임론 등이 공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그간 X(옛 트위터)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해 온 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선 사실상 ‘쉬쉬’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플라톤의 말대로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투표하셨냐”라는 글을 올리는 등 사전투표 이틀 차인 지난달 30일부터 본투표날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투표 독려 메시지를 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보수 결집을 초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저질 같은 말은 반대편에서는 ‘우리가 저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에도 적극 관여한 모양새가 됐다. 지난달 18일 관련 논란이 불거진 직후 이 대통령이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고 비판하고 23일엔 앞서 스타벅스가 세월호 참사 추모일에 특정 이벤트를 개시한 데 대해 “악질 장사치의 패륜 행위 같다”고 썼다. 이는 행정안전부에서 여는 정부 행사 상품에서 스타벅스를 제외하는 등 각 부처에서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서울시장 선거의 핵심 쟁점이었다고 평가되는 부동산 이슈는 이 대통령이 주도해 왔다. 2월 “부동산 정상화는 5천피(코스피 5,000),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는 등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여러 차례 경고하고, 4월에는 직접 비거주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정상화와 관련해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 감수만 하면 될 일”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투기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지 않고 전월세 가격도 상승 추이를 보이면서 이 대통령이 내온 메시지와 맞물려 지방선거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있다.
여당으로서는 대통령이 X를 통해 직설적인 발언을 이어 온 게 선거 민심에 득이었는지 실이었는지 평가하기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지방선거 결과 자체가 이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를 시사한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평가위원회가 주도하는 백서 작업을 통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평가를 하기로 했다. 다만 평가위에서 대통령의 X 메시지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지난 윤석열 정부가 2024년 총선에 대패한 건 윤 대통령이 의대 정원 증원 반발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이 과정에서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도 충분히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반면교사 삼아 이 대통령이 수용해야 할 점은 물밑 직언으로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는 게 당의 주요 역할이다. 그래야 2028년 총선에서 아쉬움 없는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조권형 정치부 기자 buz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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