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조은아]민간 기관의 레버리지 함구령… 비판 글 숨긴 ‘ETF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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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경제부 차장 한 민간 연구기관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졌다. 레버리지 상품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비판이 고조될 때였다. 기관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부정적 평가를 차단한 셈이다. 자칫 외부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가면 정부의 불만을 살까 봐 내부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기자들이 독자를 대신해 생소하고 난해한 이 투자 상품을 알아볼 통로가 막혔다. 마침 새로운 통로가 나타났다. 국내 최초로 상장지수펀드(ETF)를 도입해 ‘한국 ETF의 아버지’로 불리는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였다. 이 분야에서 누구보다 신뢰할 만한 그가 20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 2배에는 투자하지 말라”고 적었다.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길 바란다”고 촉구까지 했다. 기자들이 더 자세한 설명과 평가를 들으려 서둘러 연락했는데 그 역시 난감해하며 입을 닫았다. 전체 공개됐던 글은 이제 자취를 감췄다. 시장을 향한 언로가 줄줄이 막히는 현상을 보니 금융권의 관치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정부가 직접 이들에게 압력을 가하진 않았겠지만 시장의 당국 눈치보기가 심하다 보니 미리 조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탄생 자체가 강력한 관치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상품 규제를 완화해 5월 27일 자산운용사들을 통해 처음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내놨다. 고환율에 불이 붙고 있어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의 유턴을 유도해 달러화를 국내로 끌어들이려는 취지였다.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 상품 출시 전후 1500원을 훌쩍 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00원대 중후반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 탓에 증시 변동성이 증폭됐다. 레버리지 쏠림이 심해 오히려 더 돈이 흘러들어야 할 코스닥은 돈이 마른다. 부작용이 순기능을 압도하게 됐다. 정부가 상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장 전문가와 현업 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더라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상품이 급히 나오며 여러 의견이 묻힌 듯한 정황이 감지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2일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당국의 수장조차 상품을 막지 못한 힘이 존재했다는 말로 해석된다. 이 원장의 발언이 나온 뒤 당국자들은 ‘같이 회의에서 모여 결정해 놓고 왜?’라며 섭섭하단 반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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