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신분석가’라 부르면 더 권위 있어 보일까[정도언의 마음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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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언 정신분석가·서울대 명예교수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쓴 일부 책에서 저자인 제가 ‘국제 정신분석가’ 또는 ‘국제공인 정신분석가’로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부가 설명이 있었지만, 독자들이 그러한 공식 자격이나 명칭이 존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있었습니다. 이후로는 일본과 대만에서 출간된 제 책의 번역본에 ‘정신분석가, 국제정신분석학회 정회원, 미국정신분석학회 정회원’이라고 적도록 했습니다. 국제정신분석학회 소속의 해외 분석가들도 자신을 단순히 ‘정신분석가’라고 소개하며 어느 기관에서 수련했고, 어느 학회의 회원인지를 자세히 밝힙니다. 조금 길더라도 자신의 경력과 자격을 가장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국제정신분석학회는 프로이트가 창립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조직으로, 세계 정신분석학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엄격한 수련과 교육 체계를 발전시켜 온 공헌은 충분히 평가받아야 합니다. 다만 이 학회의 회원이라는 사실과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자격증이나 면허를 보유한다’는 식의 느낌을 주는 ‘국제 정신분석가’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 제가 강조하는 것은 전문가들이 자신의 자격을 일반 대중에게 어떤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적확한가 하는 문제입니다. 이는 상호 관계의 공정성과 신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국제’라는 말은 우리에게 특별한 울림을 줍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거나, 표준 기준을 대표한다거나, 공적인 인증을 받았다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킵니다. 그래서 실제 기관의 명칭에 ‘국제’가 들어가는 것과 개인의 전문가 자격 앞에 ‘국제’를 붙이는 것을 구분해 살펴보아야 합니다. ‘국제 변호사’라는 명칭은 과거 국내에서 쓰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구체적인 자격을 밝히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미국 뉴욕주의 변호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면 ‘미국 뉴욕주 변호사’라고 해야 합니다. 국제학회가 인정하는 정신분석가 자격은 해당 단체의 수련 기준에 따른 전문성의 인정입니다. 그 자체가 어느 국가에서나 정신분석 임상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면허는 아닙니다. ‘정신분석가’라는 명칭의 법적 지위와 권한은 각 국가와 지역의 법제에 따라 다르며, 국제학회 회원증이 이를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대중이나 정신분석가 수련을 받으려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명칭과 정보를 제공해야 할 무거운 책임이 있습니다. 국제정신분석학회가 인증한 국내 수련은 그 가치를 있는 그대로 설명하면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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