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민주화’(AI democratization)란 AI 기술을 누구나 쉽게 접근해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 해 전 미국 CES에서 기조강연 주제로 처음 등장했다. AI 기술을 대기업이나 전문가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소상공인, 일반인과 취약계층에까지 폭넓게 개방한다는 점에서 ‘모두를 위한 AI’ 또는 ‘모두의 AI’(AI for all)라고도 한다. 당시 CEO에선 코딩 없이도 산업용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선언까지 나왔다. 그 이후 AI 기술이 급속도로 진화하면서 이미 이 같은 선언이 상당 부분 현실화하고 있다.
AI 민주화라는 표현을 처음 접했을 때 미국 자동차왕 헨리 포드가 떠올랐다. 자동차 기술사에서 포드가 T모델을 성공시킨 데도 바로 ‘자동차 민주화’(automobile democratization)란 철학이 뒷받침됐다. 모든 사람이 탈 수 있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꿈을 세운 포드는 1908년 2000달러 이상으로 출시된 T모델의 가격을 1925년 260달러까지 떨어뜨렸다. 이동식 조립라인을 도입해 12시간 걸리던 대당 조립시간을 1.5시간으로 줄였고 생산량 급증으로 1925년 미국의 자동차 보유량은 1750만 대로 늘었다. 유럽의 자동차 기술 주도권에 맞서 미국 자동차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드는 가구당 한 대씩 자동차를 갖게 되면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진정한 민주화가 이뤄진다고 믿었다. 그의 이런 신념 덕에 자동차는 미국 중산층의 필수 재화가 됐다.
이에 힘입어 교외지역으로의 도시 확장과 간선도로 건설, 정유·타이어·관광 등 새 산업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미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이처럼 포드 T모델은 기술 민주화의 대표 사례로 떠올랐다. 이로부터 100년이 지난 오늘날 AI를 ‘21세기의 T모델’라고 일컬을 만큼 AI 민주화 역시 자동차 민주화와 일맥상통한다. 일부 부유층의 기술이었던 자동차가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기술로 바뀐 것처럼 AI도 이제 대중화의 전환점에 놓여 있다.
이를 위해선 전문가의 전유물이던 AI를 전문지식이 없는 개인도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쓸 수 있어야 한다. 핵심기술을 공개해 모두가 참여하는 오픈 소스로서 각 산업에 접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미국은 시장 중심의 기술 혁신을 통해 AI 민주화를 주도해 왔다. 반면 유럽은 개인정보와 데이터의 보호를 우선시하는 철학을 바탕으로 규제 기반의 AI 민주화를 진행해 왔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AI 민주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대형 플랫폼 기업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방식으로 AI를 사회와 산업 전반에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이처럼 각국별 AI 민주화 전략의 시사점도 작지 않다. 100년 전 포드가 자동차 민주화를 실현한 것처럼 AI 민주화 역시 단순히 기술 보급 차원을 넘어 산업 생태계를 전면적으로 재편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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