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글로벌 복합위기 속 강해진 韓 수출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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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글로벌 복합위기 속 강해진 韓 수출 엔진

반도체 날개를 단 대한민국 수출이 전례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세계 6번째로 수출 7000억 달러를 달성한 가운데, 올해 들어서도 5월까지 4000억 달러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중이다. 1분기 수출 실적은 처음 일본을 제치고 세계 5위를 기록했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한국은 앞으로 글로벌 수출 5강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성과는 험난한 대외환경을 뚫고 이뤄낸 결실이어서 의미가 크다. 지난 1년간 미국의 관세 압박, 공급망 재편, 중동 정세 불안과 에너지·자원 수급 리스크는 우리 기업에 복합적인 위기로 작용했다. 하지만 민관이 합심해 통상을 지켰고,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조선·에너지 등 전략산업의 진출 길도 넓혔다. 중동전쟁으로 에너지·자원 수급 우려가 커졌을 때도 정부와 기업이 신속히 대응해 산업 공급망 충격을 줄여왔다. 위기에 공감해 한 방향으로 움직인 대한민국의 저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국민주권 정부 출범 후 1년간 우리 수출의 도약은 규모뿐 아니라 구조적 변화도 뚜렷하다.

반도체·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기존 주력 품목이 외형적 성장을 견인하고, 소비재·바이오헬스·전력기기 등 새로운 동력 또한 약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K소비재 열풍으로 4월까지 화장품 수출이 25% 늘었고, 의약품·의료기기 부문에 힘입어 제약·바이오 수출 역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수출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시장 측면에서도 주요 9대 지역 중 아세안·인도·중남미 등 7개 권역의 수출이 크게 늘며 다변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 저변의 확대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중소·중견기업의 1분기 수출이 전년 대비 1.7% 느는 데 그친 반면, 올해 1분기엔 298억 달러로 9.1%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2025년 말 중소·중견 수출기업 수는 최초로 10만 개사를 돌파했고, 식품·화장품 등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소비재 분야가 20대 주력품목에 진입하는 등 우리 수출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만들고 있다. 품목·시장·주체 모든 측면에서 수출 1조 달러를 향한 무역구조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호황을 수출 생태계 전체의 체력으로 바꾸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다.

사슬의 힘은 강한 고리가 아니라 가장 약한 고리에서 결정된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앞에서 끌어도, 통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협력 생태계의 부담 같은 약한 고리가 남아 있다면 수출 엔진이 충분한 힘을 내지 못할 것이다. 예측 불가한 통상 이슈와 무역장벽으로 애로를 겪는 기업이 적지 않기에 결코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정부·유관기관·기업이 원팀으로 유망 시장을 개척하고, AI·로봇 등 신성장동력 육성에 나서야 한다. 동시에 공급망 안정화·외국인 투자유치 확대 등 국가경쟁력과 경제안보를 튼튼히 다져야 할 때다.

KOTRA는 강한 산업을 더 강하게, 약한 고리는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전 세계 수출 현장을 뛸 것이다. 한국 수출 엔진이 1조 달러를 향해 더 오래, 더 멀리 달릴 수 있도록, 수출의 문턱은 낮추고 시장으로 향하는 길은 활짝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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