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도로는 하루 중 가장 예민한 공간이다. 신호가 한 번 더 걸리고, 차 한 대가 끼어들면 금세 한숨이 나온다. 왕복 두 시간 가까이 길 위에서 보내고 나면 정작 가족과 밥 한 끼 편하게 먹을 여유조차 남지 않는다. 우리는 더 빨리 이동하기 위해 도로를 넓히고 도시를 키워왔다. 도시가 커질수록 삶의 여유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다.
최근 자율주행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은 자율주행을 ‘운전 없는 자동차’ 정도로 생각하지만, 실제 변화는 도시의 흐름 자체를 바꾸는 기술 혁신에 가깝다.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되는 순간 이동은 노동이 아니라 쉬고, 일하고, 생활하는 시간이 된다. 출근길 차 안에서 회의 자료를 정리할 수도 있고, 부모님 병원을 예약하거나 잠시 눈을 붙일 수도 있다. 이동 시간이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시간으로 바뀌는 것이다. 자율주행이 가져올 첫 번째 선물이다.
두 번째 선물은 도시 공간의 재구성이다. 지금의 도시는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넓은 도로와 빽빽한 주차장은 당연한 풍경이고 사람은 그 사이를 비켜 다닌다. 자율주행과 공유 모빌리티가 자리 잡으면 ‘차량을 소유하는 방식’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필요할 때 호출해서 이용하는 방식이 익숙해지면 도심 곳곳의 주차 공간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차를 세워두던 삭막한 자리에는 공원과 쉼터가 들어서고, 사람을 위한 공간은 그만큼 넓어진다. 고령자와 교통약자에게는 이동 자체가 훨씬 편안해질 수 있다. 기술의 변화가 도시 구조와 생활 방식까지 바꾸는 셈이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K-AI(인공지능) 모빌리티 시티’도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시민이 길 위에서 허비하던 시간을 돌려주고, 도시를 더 편안한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게 핵심이다.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혁신의 출발점은 광주광역시다. 정부는 올해부터 200대 규모의 자율주행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에는 광주 전역에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질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미래차 산업의 연구와 실증이 도시 생활과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빌리티 거점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 대학과 기업,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면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와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시민의 가장 큰 걱정은 안전일 것이다. 사고 대응 체계부터 보험, 사이버 보안까지 빈틈없는 기반이 갖춰져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정부 역시 안전 가이드라인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도시는 본래 사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한다. 자율주행이 향하는 종착지도 마찬가지다. 길 위에서 흘려보내던 시간을 사람에게 돌려주고, 자동차가 차지하던 도시 공간을 우리네 삶의 공간으로 복원하는 일이다. 운전이 사라진 자리, 인간의 삶이 온전히 채워지는 도시의 미래가 곧 우리 앞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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