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달 25일 ‘2025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 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직업계고(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일반고 직업반) 졸업자 취업률은 55.2%로 전년보다 0.1%포인트 하락했고, 대학 진학률은 49.2%로 1.2%포인트 상승했다. 언론은 취업률 하락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고, 직업계고 졸업생들이 취업보다 진학에 더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이를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취업·진학 등 여러 진로 선택 가운데 고민하는 건 당연하며,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다면 먼저 취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달 27일 발표한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교생의 진학 희망률은 64.9%로 2년 전인 2023년(77.3%)보다 12.4%포인트나 급락했다. 대신 취업 희망률은 2023년 7.0%에서 2025년 현재 15.6%로 8.6%포인트 증가했다. 일반고 학생의 진학 희망률이 70% 아래로 떨어진 건 조사 시작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취업하려는 일자리의 질이 높거나 성장 가능성이 있다면 진학하지 않고 우선 취업부터 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이를 지역 취업과 정주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 통계’를 세부 분석한 결과, 2024년 특성화고 졸업자의 동일 시·도 취업률은 60.3%로 나타났다. 취업지역을 8개 권역으로 분석한 결과인 동일 권역 취업률 또한 66.2%로 나타났다. 마이스터고 졸업생 취업률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규모가 큰 기업 취업률이 높아지면서 동일 시·도 및 동일 권역으로의 취업률(각각 30%, 37.3%)은 낮게 나타났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동일 시·도 취업률은 전문대, 일반대 졸업생 취업률보다도 높다. 2023년 12월 전문대·대학 졸업자와 2024년 2월 특성화고 졸업자를 비교하면, 특성화고 졸업자의 동일 시·도 취업률은 60.3%로 전문대(57.4%)와 대학(47.1%)보다 높다.
최근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기술환경 변화, 진학의 용이함 등 교육환경 변화 속에서 특성화고의 매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특성화고 졸업자의 높은 지역 취업률이 확인된 만큼 안정적인 노동시장으로의 이행을 통한 지역 정착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많은 지방자치단체도 취업 여건을 개선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역시 직업교육혁신지구와 협약형 특성화고 등 여러 국책사업을 통해 지역 내 취업률 향상 및 다양한 정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역인구 감소 시대를 맞이해 무엇보다 직업계고 졸업생이 지역에서 건강한 직업인으로 성장하고 지속적으로 경력을 쌓아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 직업교육을 통한 취업의 질을 높이고 성장 가능성을 보장해야만 장기적으로 지역인구 감소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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