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자회사로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를 개발한 온코닉테라퓨틱스가 ‘한국의 길리어드사이언스’가 되겠다는 사업 청사진을 공개했다. 신약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로 새 성장 모델을 쓰겠다는 것이다. 암만 정교하게 찾아가 공격하는 저분자약물접합체(SMDC) 등 후속 신약 개발 속도도 높일 계획이다.
◇“한국의 길리어드 되겠다”
김존 온코닉테라퓨틱스 대표는 13일 “전통 제약사의 R&D 전문성, 바이오 기업의 빠른 의사결정 구조가 어우러져 창업 5년 만에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 개발에 성공한 뒤 다른 제약사에 판매를 위탁하고 후속 신약에 집중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길리어드처럼 국내 바이오 기업의 성공 모델을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체 ‘블록버스터 신약’을 판매해 ‘돈을 버는’ 바이오 기업이다. 2020년 5월 제일약품 자회사로 설립된 뒤 4년 만인 지난해 4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자큐보 시판허가를 받았다. 국내 바이오 기업 상당수가 상장 후에도 명확한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 행보다.
전통 제약사의 R&D 역량을 기반으로 창업한 뒤 신약을 빠르게 개발한 전략이 적중했다. 자큐보의 국내 판매와 마케팅 등은 이 분야 전문가인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가 맡고 있다. 해외 제약사와도 유통 계약 등을 맺어 26개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매출은 148억원, 올해 전망치는 249억원이다. 올 상반기에 이미 75%에 이르는 186억원을 달성했다.
◇모든 암 치료하는 ‘판튜머’ 시장 연다
신약을 팔아 번 돈은 후속 R&D에 재투자하고 있다. 항암제 ‘네수파립’이 대표적이다. 내년 말께 국제학회 등을 통해 후속 중간 데이터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수파립은 암세포의 손상된 DNA를 고치는 특정 효소(PARP)와 암 성장에 영향을 주는 특정 효소(탄키라제)를 함께 억제해 암 치료 효과를 내는 항암 신약 후보물질이다. 두 개 이상의 유전자를 동시에 억제해 암세포를 없애는 합성치사 이중표적항암제다. 지난달 29일 국내에서 췌장암 임상 2상 시험 승인을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췌장암과 위암에 대해 희소의약품으로도 지정받았다.
미국 머크(MSD)의 세계 1위 항암제 ‘키트루다’를 무상 제공받아 자궁내막암 환자에게 병용 투여하는 2상도 수행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함께 난소암 병용 2상도 진입했다. 여러 암종에 한 가지 약을 투여하는 ‘판튜머’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들 외에 4개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비임상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항체약물접합체(ADC)에서 암을 찾아가는 ‘항체’를 ‘저분자 화합물’로 바꾼 SMDC도 개발하고 있다. 그는 “항암제 외에 다른 영역에서도 신약 개발 확대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세계적 저분자 신약 개발 기업으로 키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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