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영의 함께 신문 읽어요] 애쓰지 않아도 열리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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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부산 광안리에서 불꽃 축제가 열렸다. 해운대 바다 근처에 사는 터라 가족과 저녁을 먹고 바닷가로 걸으니,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도 ‘조금만 가면 더 잘 보일 것’ 같아 그 흐름을 따라나섰다. 동백섬 오르막을 꽤 걸어 올라가 사람들이 가장 모여 있는 지점에 섰을 때, 불꽃 축제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펑’ 하는 소리만 울릴 뿐 불꽃은 보이지 않았다. 나무에 가려 까만 하늘만 보였다.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렸고 남편과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가, 우리는 다시 내려왔다. 내려올 때가 시간이 더 걸렸다. 해운대 바다로 돌아왔을 무렵, 첫째가 지쳤는지 계단에 털썩 앉았다. 나도 옆에 앉는 순간, 오른쪽에서 번쩍 빛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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