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추월한 구글 [횡설수설/김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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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 년간 한국인들에게 인터넷을 한다는 것은 네이버의 ‘녹색창’을 띄운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네이버가 2000년대 초반 ‘지식인(iN)’ 서비스를 앞세워 검색 시장을 평정한 이후, 전 세계 시장을 집어삼킨 구글조차 한국에선 기를 펴지 못했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던 ‘네이버 천하’가 모바일 시장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구글 앱의 국내 모바일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702만 명으로, 4684만 명에 그친 네이버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최근 1년 반 동안 네이버 이용자 수가 정체된 사이 구글이 800만 명을 끌어모으며 판을 뒤집었다.▷녹색창의 아성을 무너뜨린 결정적 무기는 인공지능(AI)이었다. 구글은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검색에 빠르게 결합해 이용자들을 끌어들였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AI 기능이 구글 기술과 연동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예전엔 키워드를 입력하고 검색 결과에 따라 링크를 눌러가며 정보를 찾았지만 요즘은 AI에게 일상 언어로 묻고 곧바로 요약된 정답을 얻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오픈AI의 챗GPT 역시 지난달에 월 이용자 1645만 명을 돌파하며 630만 명에 그친 다음을 크게 앞질렀다.▷정보 소비 방식이 바뀌면서 디지털 생태계의 규칙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기업들의 지상과제는 포털 검색 결과의 상단에 자사 사이트를 노출시키는 ‘검색엔진 최적화(SEO)’였다. 하지만 이제는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자사의 정보를 인용하도록 만드는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가 핵심 생존 전략으로 떠올랐다. AI의 눈에 띄지 못하면 디지털 세상에서 사실상 투명 인간이 될 수도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굳건하던 검색 왕좌가 흔들리면서 네이버 역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오랜 상징이던 동그란 검색 버튼 ‘그린닷’을 지우고 대화형 ‘AI 탭’을 전면 배치했다. 이용자의 검색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향후 검색 시장에서 경쟁의 성패는 더 빠르고 혁신적인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구글의 역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국내 시장의 구조적 재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흥미로운 점은 검색의 주도권이 AI로 넘어갈수록 역설적으로 오리지널 ‘원본 데이터’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성형 AI가 그럴듯한 거짓말을 꾸며내는 환각을 방지하고 정교한 답변을 내놓으려면 결국 뼈대가 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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