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진보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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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진보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면

서울 아파트 공시지가가 지난해 18.6% 올랐다. 집값이 폭등하던 2021년 이후 최고치였다. 전국 평균(9.1%)보다 높은 곳은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는 24.7%나 뛰었다. ‘망국병’이라는 부동산 투기를 해결하는 것은 서울, 그중에서도 강남 집값을 잡느냐의 문제다.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정책 효과로 올해 들어 강남 집값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안정세가 지속될지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려 있다. 이런 의문이 남는 건 집값 상승의 근본적 이유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강남에서 사교육 받는 현실

지난해 강남 집값이 급등한 이유로 진보 정당 집권을 꼽는 이가 많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 때 경험이 반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됐다는 얘기다. ‘진보가 정권을 잡으면 집값이 오른다’는 명제를 사실로 만들어주는 결정적 매개변수가 있다. ‘교육 정책’이다. 자사고·특목고 폐지로 대표되는 진보 정책이 교육 수요를 강남으로 집중시키고, 이것이 강남 집값을 밀어 올린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각에선 내신 5등급제 때문에 강남에서 살 이유가 줄었다는 주장도 한다. 실상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자녀가 고교에 입학할 때 강남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이미 강남은 ‘8학군’ 고교를 찾아 가는 지역이 아니다. 영어유치원부터 재수학원까지 수천 개 학원 때문에 학부모가 강남으로 모인다.

자녀가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강남에 자리 잡고, 선행학습으로 대입 준비까지 마친 뒤 고교 때는 내신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뜨는 것, 이게 현재 모범 답안이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사교육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건재한 이상 강남 집값이 잡힐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진보는 보편성, 보수는 수월성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 정책에 정치적 이분법을 들이대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보편복지를 내세우는 북유럽도 보편성과 수월성을 병행하는 교육을 한다.

지방 공교육 되살려야

국내 보편교육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고교 평준화가 1970년대 중반 단행됐다는 점은 상기할 만하다. 1972년 유신으로 종신집권을 시도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고 내놓은 정책이 고교 평준화다. 포퓰리즘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내 자식이 남보다 공부 못하는 꼴은 보기 싫다’는 다수의 심리를 이용하는 게 교육 포퓰리즘이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보편성이라는 미명하에 공교육을 하향 평준화해왔다. 그런 환경에서 좋은 대학을 가려면 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공교육을 무너뜨린 건 사교육이 아니라 정치다.

교육을 정상화하고 강남 집값을 잡으려면 지방 명문고부터 부활시켜야 한다. 대학의 선발 자율권도 확대해야 한다. 예전 광주제일고, 경북고처럼 매년 서울대를 100여 명씩 보내는 학교가 지방에 있어야 한다. 사교육을 찾아 서울로 가는 수요를 줄일 수 있다. 지방에 사람이 늘어나는 게 곧 지방 균형발전이다.

수월성 교육을 받아들이는 것이 진보 정권에서 어려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강남 집값을 잡아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게 이재명 대통령 뜻이라면 교육 정책의 정상화도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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