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액체 냉각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반도체 칩 내부에 머리카락보다 가느다란 물길을 구현해 냉각 전력을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기술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너지 컨버전 앤드 매니지먼트‘에 전날 게재됐다.
김성진 KAIST 기계공학과 교수와 이익진 AX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의 핵심은 냉각수 이동 거리를 줄여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다. 반도체 칩 내부에 냉각수를 여러 경로로 나눠 공급하는 매니폴드와 머리카락보다 가는 미세 물길인 마이크로채널을 결합했다.
기존 매니폴드 마이크로채널(MMC) 냉각 기술은 일부 채널에 냉각수가 몰리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냉각수가 모든 채널에 고르게 흐르도록 구조를 최적화해 이를 해결했다.
쉽게 말해 전국 물량을 서울 한 곳에서 배송하는 대신 여러 지역 물류센터에서 나눠 처리하는 방식과 같다. 냉각수 이동 거리가 짧아지면서 에너지 소모도 줄어든다.
연구팀이 실제 실리콘 웨이퍼에 기술을 구현해 검증한 결과, 냉각 효율을 나타내는 성능계수(COP)는 10만6000이었다. 2020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보고된 기존 세계 최고 수준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같은 양의 열을 식히는 데 필요한 전력은 기존 기술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기술은 복잡한 비등 냉각 방식이나 고가 소재 없이 상온의 물만으로 구현됐다. 연구팀은 5㎜ 크기의 실험용 칩에서 성능을 검증했는데,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GPU·TPU 등 대형 AI 반도체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연구팀이 데이터센터 냉각장치인 콜드 플레이트에 적용한 결과 기존 대비 30% 이상 향상된 냉각 성능을 확인했다.
유지희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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