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이은주]혐오가 놀이가 된 시대, ‘말리는 시누이’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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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혐오발언 줄어드나 여러 실험 해보니 같은 공동체 지적, 피해 공감 유도 받을 때 혐오는 ‘다들 하네’ ‘괜찮네’ 하면서 확산돼 침묵 깨고 해결하려는 공동체 목소리 절실 이은주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인공지능신뢰성 연구센터 소장 5월 스타벅스코리아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내놓은 ‘탱크데이’ 행사는 온 사회를 들끓게 했다. 애초 5·18민주화운동을 모욕할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 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현실은 더없이 암울하다. 국가폭력의 희생을 조롱하는 코드가 밈처럼 일상의 구석구석까지 스며들었고, 논란이 번지자 급기야 스타벅스 ‘구매 인증’ 놀이가 벌어졌다. 어쩌다 우리는 혐오가 놀이가 된 시대에 살게 됐는가. 2017년 국제학술지 ‘정치 행동’에 출판된 현장실험에서 연구자들은 트위터(현 X)에서 흑인 비하 발언을 반복하는 백인 남성들에게 “당신이 그런 말로 괴롭히는 상대도 상처받는 진짜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라”는 답글을 보냈다. 이때 답글 계정의 프로필 사진을 백인 남성 혹은 흑인 남성으로, 팔로어 수를 500명 이상 혹은 10명 이내로 다르게 조작했다. 두 달간 이들의 실제 트윗을 추적한 결과 팔로어가 많은 백인 남성이 문제를 지적한 경우에만 혐오 발언이 줄었다. 2021년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트위터에서 인종차별적 혹은 외국인 혐오 발언을 한 이용자들에게 공감 유도(“이런 글을 보면 흑인들은 정말 상처받아요”), 결과 경고(“당신의 친구나 가족이 이 글을 볼 수도 있어요”), 혹은 유머(동물 밈 등)를 담은 답글을 보냈다. 공감 기반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은 아무런 반박 메시지도 받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과거에 작성한 혐오 게시물을 스스로 삭제하는 경향이 8.4% 높아졌고, 이후 4주간 새로 올리는 혐오 발언도 줄었다. 반면 결과 경고나 유머 메시지는 일관된 효과가 없었다. 혐오에 대한 대항 발언은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필자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모노그래프’에 발표한 연구에서 살인 사건 기사를 보여주면서 딸린 댓글을 달리하는 실험을 했다. “역시 그 동네 사람들”이라며 범죄를 특정 지역민의 기질 탓으로 돌리는 댓글을 본 사람들은 이 댓글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해당 지역의 범죄율이 실제로 더 높다고 믿었다. 기사에 등장한 지역이 영남이든 호남이든 결과는 다르지 않았고, 왜곡된 현실 인식은 기사와 무관한 다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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