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이정은]‘테토남’들의 출구 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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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수장, 장병들 테스토스테론 검사 ‘T-호르몬’ 특징 과시하는 트럼프 행정부 강한 이미지 앞세워 협상보다 전쟁-응징 한국 안보-경제 미칠 장기적 영향 살펴야 이정은 부국장 남녀 성(性)호르몬의 특징을 따서 개인의 성격과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시도가 한때 유행했다. 식상해진 MBTI 검사의 대안으로 관심을 모았던 방식인데,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앞글자를 딴 ‘테토남’, ‘테토녀’들은 도전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며 때로 공격적이고 주도권 욕구가 강한 사람으로 분류된다. 이와 반대 성향은 에스트로겐을 앞세운 ‘에겐남’ ‘에겐녀’로 분류되는 4분화 도식이다. 젊은 세대의 재미 정도로 여겼던 일종의 호르몬 분류법을 미국발 안보 뉴스로 접하게 될 줄은 몰랐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30세 이상 장병들을 대상으로 매년 테스토스테론 검사를 실시하고, 수치가 떨어지는 장병에게는 보충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고 수준의 전투력(lethality)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이유에서다. 건장한 팔뚝을 드러내고 장병들과 팔굽혀펴기를 하는 장면을 방송 뉴스로 내보낸 헤그세스 장관이다. 전 세계 장성들을 워싱턴으로 불러들여 배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훈계하는 연설도 했다. 나라 지키는 군인에게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남성 호르몬이 얼마나 되는지가 전투력과 직결되는 방위의 필수 조건일 수는 없다. 뜬금없는 ‘T-테스트’ 정책의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인위적 주입이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반박과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방부 수장만 그런 것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강한 남성 이미지를 앞세워온 테토남이다. 자신을 강한 지도자 혹은 투사의 이미지로 설정해 놓고 외교안보를 비롯한 거의 모든 정책에서 공격과 응징을 벼른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은 한 TV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건강검진 보고서를 들여다봤다는 의사의 말을 빌려 “70세 이상 중 가장 높은 레벨의 테스토스테론을 갖고 있는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식스팩 복근 소유자인 72세 케네디 장관은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맞는다고 한다. 스트롱맨에 열광하는 마가(MAGA) 지지자들의 결집 필요성과 맞물려 호르몬마저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가 버릴 판이다. 남성성의 과시가 정치적 연출로 끝나지 않는 건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같은 동맹국 땅을 탐내고, 기존 무역질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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