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정소연]노인 노린 ‘꾼’보다 제도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

2 weeks ago 10

어르신 디지털 취약성 파고드는 금융사기 가짜 연인-리딩방… 외로움과 불안 이용해 범죄가 무너뜨린 것은 돈만이 아닌 자존감 정교해지는 디지털 사기서 노인 보호해야 정소연 객원논설위원·변호사·SF작가 또 사기 피해자들이 찾아왔다. 젊어도 50대 이상인 장·노년 피해자들이었다. 이번에는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eSIM(이심·내장형 가입자 식별 모듈)으로 재테크를 할 수 있다는 금융사기 사건이었다. 노후를 위해 아껴둔 재산, 자식들에게 받아 나중에 병원비로 쓰려고 모아 놓았던 용돈, 배우자로부터 받은 상속금이 허공에 사라졌다. 노인을 노린 디지털 금융사기가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휴대전화 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니 어르신들도 모두 휴대전화를 갖고 있고, 이른바 ‘국민 메신저’도 사용한다. 계좌이체와 간단한 주식 거래 정도는 할 수 있는 분들이 많다. 동시에 휴대전화의 복잡한 기능이 어렵다 보니, 젊은 사람들에게 휴대전화를 내밀며 “이것 하나만 좀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달리 말해 타인에게 휴대전화의 사용을 허락하는 행동 역시 익숙하다. 사기의 구조는 서글플 만큼 단순하다. 요새는 가짜 영양제나 안마의자 같은 실물조차 없다. 유튜브 동영상,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합성사진 몇 장이면 된다. 우선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이 있다. 가짜 여성 프로필로 남성에게 접근한다. 너무 젊은 여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적당히 현실적인 설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30대 중반 이혼 여성으로, 아들이 하나 있다. 아들은 너무 착하고 공부도 잘한다. 남들처럼 학원을 보내야 하는데 학원비 20만 원이 없어 야간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했더니 병이 났다. 전남편과는 사별했다. 꼭 야한 사진을 보내는 것도 아니다. 아이와 놀고 있는 뒷모습 따위를 게시한다. 물론 합성이나 도용한 것이다. 먹잇감으로부터 “학원비 정도는 내가 도와주겠다”는 말이 나오면 그때부터 시작이다. 링크를 보내주고 가입을 하거나 코인을 사라고 한다. 친자식도 불가능한 수준의 인내를 보여주며 입금과 출금, 코인 구입과 송금 방법을 설명한 다음 돈을 받는다. 금액이 점점 커지는 것은 기본이다. 학원비는 병원비가 되고 이사비가 된다. 피해자는 적어도 수백만 원, 보통은 수천만 원을 털린 다음에야 뭔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나마 스스로 알아채면 다행이다. 부모의 돈이 크게 없어진 사실을 눈치챈 자녀가 사기라고 말려도 “아들이 네가 사기꾼이라고 하는데 너무 속상하다”고 ...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