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D램 거지’

1 month ago 7

판교와 평택 일대 비즈니스 호텔들이 반도체 특수로 북새통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실리콘밸리를 호령하는 빅테크 구매 담당자들이 호텔에 진을 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찾아가 “D램 좀 달라”고 통사정한다. 업계에선 ‘D램 거지(DRAM Beggar)’라는 웃지 못할 별명까지 붙였다. 40여 년 전 우리 반도체 영업맨들이 샘플을 들고 실리콘밸리를 돌며 “한 번만 써달라”고 읍소하던 풍경과는 완전히 상전벽해다.

▶ 요즘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선 D램 확보 실패는 곧 ‘인사 태풍’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구글에선 메모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구매 임원들이 짐을 싸는가 하면 MS 임원은 SK하이닉스와의 협상장에서 공급이 어렵다는 말을 듣자 격분해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고 한다. 애플조차 200% 이상 비싼 프리미엄을 얹어주며 물량을 확보한다. 공급자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다 보니 삼성과 SK는 3개월짜리 단기 계약만 해준다. 지금 반도체 시장의 ‘수퍼 갑(甲)’은 명실상부 한국 기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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