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개미 지옥’ 무한 스크롤

3 weeks ago 13

처음에는 자력 통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잠자리에 누워 유튜브 쇼츠(Shorts)를 켠 것이 화근이었다. 월드컵 준결승의 어시스트 장면을 시작으로 화면은 기다렸다는 듯 리오넬 메시 역대 최고의 슛을 이어갔다. 어느새 화면은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이어졌다. 손가락으로 쓸어 올리기만 하면 다음 콘텐츠가 등장했다. 정신 차리고 시계를 보니 벌써 한 시간이 흘렀다.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지배하며 끝없이 영상을 뱉어내는 이 기술의 이름은 ‘무한 스크롤’이다.

▶심리학자 스키너의 ‘쥐 실험’에서 증명된 간헐적 보상의 법칙이 있다. 페달을 밟으면 나오는 치즈가 규칙적일 때보다 불규칙적일 때, 쥐는 집착적으로 페달을 밟는다. 무한 스크롤도 마찬가지다. 두세 개는 평범하다가 갑자기 내 취향에 딱 맞는 영상이 등장한다. 뇌는 이 예측 불가능한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손가락질을 멈추지 못한다. 카지노 슬롯머신의 원리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