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즉위 전 이름은 도(祹)였다. ‘복을 내린다’는 뜻으로 아버지 태종이 직접 지었다. 정조의 이름은 산(祘)이었다. ‘살피고 헤아린다’는 의미다. 둘 다 일상에선 좀체 쓰지 않는 한자다. 일부러 희귀한 한자를 골라 왕의 이름으로 쓴 배경에는 조선 왕실 나름의 배려가 있었다. 존경하는 이의 이름을 피해서 짓는 유교 전통을 ‘피휘(避諱)’라고 한다. 왕이 大, 天, 明처럼 흔한 글자를 썼다가는 백성들의 불편이 뻔했다.
▶이제 자식 이름 짓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 한글 이름도 많아지는 추세다. ‘우람’이나 ‘슬기’처럼 씩씩하고 지혜로운 삶을 바라기도 하고, ‘가을’이나 ‘노을’처럼 아이의 삶이 한 편의 풍경화 같기를 기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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