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가난하지만 공부 잘하는 중학생 상당수가 상고(商高)에 진학했다. 덕수상고 같은 명문 상고 합격선은 대부분 인문계고보다 크게 높았다. 합격하려면 중학교 성적이 상위 5%에 들어야 했다. 여상(女商)은 더 높아서 최상위 학교는 상위 1% 안에 들어야 입학할 수 있었다. 그 이면엔 시대의 음영도 깃들어 있었다. 온 나라가 가난하던 시절, 많은 가정이 “아들은 대학 보내고 딸은 가계에 보탬이 되게 여상 보낸다”고 했다.
▶그러나 남자보다 똑똑했던 여학생들이 대학 못 간다고 인생의 꿈마저 접은 것은 아니었다. 여상 출신으로 사회적 성공을 거둔 이가 적지 않다. 최초의 삼성전자 상무에 오른 양향자 21대 의원은 광주여상 출신이다. 금융권의 활약은 더 도드라진다. 강신숙 전 수협은행장(전주여상), 신순철 전 신한은행 부행장보(대전여상), 윤유숙 우리은행 영업본부장(서울여상), 김덕자 전 하나은행 금융소비자본부 본부장(부산여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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