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에 특별한 힘과 영적인 기운이 있다고 여긴 것은 동서고금에 차이가 없다. 혈통이라는 말이 있듯이, 피는 차별과 배척의 중요한 기준이기도 했다. 질환이 나쁜 피 때문이라는 인식도 강했다. 프랑스 절대 왕정의 상징인 루이 14세는 온갖 병에 시달려 ‘걸어 다니는 병원’이라고 불렸는데, 평생 피를 뽑아내는 시술(사혈)을 2000번 이상 받았다.
▶‘젊은 피’에는 뭔가 젊은이의 활력을 주는 성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널리 퍼져 있었다. 북한 김일성 등 독재자들이 자신의 젊음을 유지하려고 청년들의 피를 수혈했다는 기록이 적지 않다. 1950년대부터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관을 연결해 혈액을 공유하는 실험을 진행한 것은 ‘젊은 피 수혈’이 진짜 효과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미국 듀크대 연구팀이 2023년 이 같은 실험을 한 결과 놀랍게도 늙은 쥐의 노화 진행이 느려지고 수명도 최대 10%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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