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소비시장 주축으로 주목
젊음 집착-구매력 자랑으로 변질… 위계 익숙해 2030과 충돌 빚기도
나이 들수록 유연한 사고 중요해… 영포티가 배워야 할 청춘의 태도
10년 전 잠시 유행했다가 최근 다시 등장한 용어가 있다. 바로 ‘영포티(Young Forty)’다. 원래는 젊게 사는 40대를 지칭하는 상업적이면서도 중립적인 개념이었다. 지금은 세대 갈등, 정치 논란, 남녀 갈등 속에서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표현에 가깝다. 젊음에 집착하고 소비를 과시하는 중년을 조롱하는 말로 변질된 것이다. 2030세대는 자기관리에 능하고 경험과 경제력을 갖춘 40대의 장점보다 ‘젊은 꼰대’식의 권위적 태도를 문제 삼는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오래 살았다고 해서 인생의 의미를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성찰하고 숙고할 때 비로소 깨달을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인생을 ‘가면무도회’에 비유한다. 가면무도회가 끝날 때쯤 모두가 가면을 벗는 것처럼 인생도 끝 무렵이 돼야 감춰졌던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자신을 가렸던 가짜 모습을 벗어 던지면 우리가 살아오며 관계를 맺은 사람들의 실체 또한 드러난다.
40대 이후에는 자신의 노력과 행위가 객관적인 평가를 받으며 결실을 맺는 시기다. 반면에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면과 함께 환상이 무너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젊을 때는 알지 못했지만 비로소 자기 자신과 세계, 즉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목표와 목적을 이해하게 되면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균형이 잡힌다. 그동안 세상의 수준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너무 높은 곳에 목표를 뒀던 자신을 깨닫고,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해 보다 정확한 인식을 갖게 된다. 이처럼 마흔 이후는 세상에 대한 자신의 위치와 태도가 분명해지기 시작한다. 인생의 열매를 맺기 위해 자신을 단단히 다져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영포티의 역량과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다. ‘실무 능력과 리더십의 병행’이 영포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지만, 약점도 분명하다. ‘구세대식 소통 방식’, ‘권위적인 태도’가 문제점으로 지적받는다.영포티는 실력과 책임을 기반으로 한 수직적 위계에 익숙하다 보니, 2030세대의 생각과 충돌을 빚게 된다. “2030은 수평적 관계를 선호하고 직급보다 전문성을 기준으로 상호 존중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X세대의 ‘선배로서의 조언’이 후배 세대에게는 간섭으로 들릴 때가 많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가치관의 차이가 세대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영포티가 기업 내 핵심 역할을 맡고 능력도 인정받지만, 동시에 구세대적 소통과 권위적 태도로 인해 직장 내 세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영포티의 어원에는 노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나타나는 젊음에 대한 강한 애착이 깔려 있다. 더 이상 청춘이 아니기에 젊은 세대 못지않게 세련된 옷차림으로 자신을 꾸미고자 하는 욕망 자체는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젊음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외모만 가꾼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마흔이 넘으면 나름의 주관이 확고해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꼰대가 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강용수 고려대 철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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