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포럼] KIEP 김혁중 "트럼프 2기, 제약·바이오 관세만큼 비관세도 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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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포럼] 김혁중 KIEP “트럼프 2기, 제약·바이오 관세만큼 비관세도 큰 변수”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정부 정책은 단순한 관세 수치보다 플랫폼 규제 등 비관세 요인이 제약 산업에 미칠 복합적 영향을 더 주목해야 합니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부연구위원은 26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 2026’에서 이같이 말하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변적인 통상 정책에 대한 정밀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작년부터 발표 때마다 자료를 준비하면 내용이 바뀌거나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반복될 만큼 정책의 변화 속도가 빠르다”며 최근 미국 대법원 판결 직후 발표된 ‘122조 관세 포고령’을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포고령에는 미국 경제를 위해 제약 제품과 원료를 제외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며 “과거 사업 관세 행정명령과 달리 제약에 대한 관세 부과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일종의 한 발 물러선 신호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제외 조치가 안심 신호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며 “미국 행정부는 보편적 관세 부과를 위한 준비를 이미 상당 부분 마친 상태”라고말했다.

특히 관세율 자체보다 더 큰 변수로 ‘비관세 장벽’을 지목하며 타 분야의 통상 갈등이 제약 산업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플랫폼 규제 이슈 등에 대한 이견으로 미국 측이 작년 예정됐던 한미 FTA 이행위원회 개최를 취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쿠팡 사태나 플랫폼 규제 이슈가 반복될 경우 미국이 무역법 301조 조사를 통해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취소하는 등 제약 산업을 압박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응 전략과 관련해서는 영국과 미국의 협상 사례를 제시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국가보건서비스(NHS) 지출 감소 추세를 10년 만에 반전시키고 신약 순구매가를 25% 인상하는 한편 리베이트 제도를 통한 가격 인하 요구가 신약 가격 인상 효과를 상쇄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

그는 “영국은 기업 상환율을 2026년 15%로 낮추는 등의 카드를 활용해 미국으로부터 제232조 관세 면제와 제301조 조사 제외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우리도 단순히 관세 방어에 그칠 것이 아니라 미국이 관심을 갖는 약가 체계와 공급망 이슈를 외교적 협상 테이블에서 어떻게 주고받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나리오별 영향 분석에서는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보편 관세가 도입될 경우 한국산 제품이 중국산 대비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산 의약품에 60% 이상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한국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미국 내 생산을 요구하는 정책 기조에 따라 현지 투자 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미국 통상대표부(USTR)가 각국의 플랫폼 규제 등을 재검토해 301조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성명을 낸 만큼 안심할 수 없다”며 “제약 산업이 독립된 영역이 아니라 미국의 통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부와 민간이 공조해 동맹국 지위를 활용한 예외 조항을 확보하고 정교한 외교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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