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시위로 칼 없이 대회 나간다…펜싱 국가대표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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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진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체육 단체들의 행정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습니다.

펜싱 국가대표 선수가 개인 장비도 없이 국제대회에 출국할 처지에 놓였고, 시위대로부터 신상 털기와 협박을 받는 체육 단체 직원들의 2차 피해 사례까지 확인됐습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9개 종목단체 관계자들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각한 업무방해 피해 상황을 호소하며 경찰의 조속한 공권력 행사를 요청했습니다.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곳은 당장 하루 뒤인 16일 뉴델리 아시아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출국해야 하는 펜싱 국가대표팀입니다.

선수들이 사용해야 할 펜싱 블레이드(칼)와 펜싱화, 재킷 등 필수 장비 일체가 사무실에 갇혀 반출조차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우크라이나 및 이란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적인 펜싱 칼 수급마저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보유 장비마저 철저히 봉쇄된 셈입니다.

대한펜싱협회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선수들에게 알아서 장비를 빌려서 출국 준비를 하자고 당부했다. 그야말로 '각자도생'인 상황"이라며 "호텔 예약비조차 송금하지 못해 아시아연맹을 통해 숙소 예약을 부탁하고 있다. 이런 과정 자체가 참으로 부끄럽고 난감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장비 조달 실패로 경기력이 떨어져 아시아선수권에서 랭킹 포인트를 따지 못하면 다음 달 홍콩 세계선수권대회와 9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시드 배정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멀게는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선발전까지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유 회장은 "선수들이 내일 출국한다고 해도 바로 경기에 출전하는 건 아니다. 가능하면 이후 장비를 인도 현지에 공수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적인 신뢰도 추락으로 비화할 위기에 놓인 종목도 있습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는 다음 주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개최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당장 외국 선수단이 입국을 시작하지만, 행정 마비로 비자 발급 협조 업무조차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회 측은 "비자 문제로 경기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만약 안전사고라도 발생한다면 우리 협회는 영구히 국제대회 유치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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