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에 또 품은 MVP 트로피…한선수 "이제 7번째 우승이 목표"

4 hours ago 1

2022-2023시즌 이어 3년 만에 개인 두 번째 수상…최고령 MVP 직접 경신

이미지 확대 대한항공 한선수, MVP의 주인공

대한항공 한선수, MVP의 주인공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대한항공 한선수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6.4.13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불혹의 나이에도 코트 위를 가장 화려하게 수놓은 '야전사령관' 한선수(41·대한항공)가 다시 한번 V리그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한선수는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프로배구 진에어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를 가장 빛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34표 가운데 15표를 얻은 한선수는 2022-2023시즌 이후 3시즌 만에 다시 MVP 트로피를 되찾았다.

개인 통산 두 번째 수상이다.

공격수의 전유물이자 전리품으로 여겨졌던 정규리그 MVP를 세터로는 최초로 받았던 한선수는 다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한선수가 '숫자'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

이미지 확대 대한항공 한선수, MVP의 주인공

대한항공 한선수, MVP의 주인공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대한항공 한선수가 조원태 한국배구연맹 총재로 부터 남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고 있다. 2026.4.13 hwayoung7@yna.co.kr

그의 세트당 평균 세트 성공은 10.468개로 리그 6위에 이름을 올렸다.

7개 구단 주전 세터 가운데 단순하게 공격 득점에 기여한 횟수는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첫 번째 정규리그 MVP 수상인 2022-2023시즌 당시에서 세트당 평균 세트 성공은 9.857개로 리그 3위였다.

그래서 포지션별 리그 최고의 선수를 뽑는 '베스트 7'에서 한선수는 MVP 시즌인 2022-2023시즌과 올 시즌 모두 수상하지 못했다.

2022-2023시즌 베스트 7 세터 수상자는 황택의(KB손해보험), 올 시즌은 황승빈(현대캐피탈)이 받았다.

이들은 해당 시즌 리그 세트 1위를 차지한 선수다.

그러나 한선수의 가치는 '세트 성공'이라는 숫자에 담기에는 부족하다.

이미지 확대 대한항공 한선수, MVP 수상

대한항공 한선수, MVP 수상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대한항공 한선수가 남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6.4.13 hwayoung7@yna.co.kr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다음 수를 예측하고, 코트의 야전 사령관으로 순간적인 판단을 내리는 건 한선수가 아니라면 해낼 수 없는 임무였다.

이날 베스트 7 세터 부문 수상자가 된 황승빈은 "(한)선수 형은 그림자가 아닌 시원한 그늘이었다. 우러러볼 나무였다. 직접 전한 적이 없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승빈은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대한항공에서 뛰면서 한선수가 경기에 나오기 힘들 때만 코트를 밟을 수 있었다.

한선수는 후배의 뒤늦은 진심 고백에 "(황)승빈이는 더 발전할 선수가 될 겁니다. 파이팅"이라고 응원했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한선수는 "승빈이가 내 밑에 보조 세터로 있을 때 의욕과 욕심이 엄청 많았다. 다른 팀에 가면 분명히 주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챔프전에서 패하며 좌절을 겪었을 때 더 성장하는 세터가 될 것이다. 이제는 서로 코트에서 싸워야 할 상대고 지지 않으려 한다"며 애정 어린 시선과 승리욕을 동시에 내비쳤다.

이미지 확대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 축하받는 한선수

대한항공 헤난 달 조토 감독 축하받는 한선수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대한항공 한선수가 남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헤난 달 조토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6.4.13 hwayoung7@yna.co.kr

시상식 무대에 올라 "아직 현역으로 뛰고 있는 노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선수는 동료들에게 수상의 공을 돌렸다.

그는 "정지석이 부상 없이 다 뛰었다면 정규리그 MVP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지석이가 챔프전 MVP를 받아서 '나도 욕심 내볼까' 싶었는데 진짜 받을 줄 몰랐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혼자가 아니라 팀원들 덕분에 이 나이에 MVP를 탔다. 시즌 마지막까지 함께하지 못한 카일 러셀과 아시아 쿼터 이가 료헤이에게도 각별히 고맙다"고 시즌 중간에 팀을 떠난 동료들을 언급했다.

3년 전 최고령 MVP 기록을 썼던 그는 이번에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한선수는 "몸 관리를 하고 매 경기 뛰는 것에 정신이 없다. 3년 전보다 지금이 더 값지다"며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며 거기서 떨어지면 안 된다는 강인한 정신을 불어넣고, 그 안에서 희열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불혹이 넘어서도 정상의 기량을 유지하는 비결로는 맹훈련과 팀원들의 성장을 꼽았다.

이미지 확대 대한항공 한선수, MVP 수상

대한항공 한선수, MVP 수상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대한항공 한선수가 남자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고 있다. 2026.4.13 hwayoung7@yna.co.kr

그는 "호랑이 (헤난 달 조토) 감독님이 끝까지 밀어붙여 주셔서 오히려 몸이 더 좋아졌다. 나 역시 핑계 대지 않고 선수들과 끝까지 달렸다"며 "젊었을 때는 몸은 좋았어도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한 베테랑 팀원들과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노하우가 쌓였고, 그것이 계속 챔프전에 오르는 원동력이 됐다"고 짚었다.

한국 배구의 짐을 짊어질 후배 세터들을 향해서는 "토스를 잘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되,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플레이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다들 한국 배구의 미래다.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태극마크에 대해서도 "국가대표는 어릴 때부터 내 목표이자 자긍심이었고, 나 역시 대표팀에서 많이 성장했다. 젊고 좋은 세터들이 많지만, 정말 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언제든 가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다음 시즌까지 계약된 한선수의 시선은 이제 대한항공의 'V7'을 향해 있다.

그는 "내년만 바라보고 갈 나이다. 다음 시즌에도 똑같이 최선을 다해 100%로 몸을 만들겠다"며 "6번의 우승을 이뤘다. 시즌이 끝나고 얼마 안 됐지만 다시 열심히 준비해서 7번째 우승을 이루고 싶다"고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4월13일 18시43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