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반도체 호황기, 유능한 CEO가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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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추덕영 기자 정부가 최근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3.0%로 높였다. 국제통화기금과 경제협력개발기구도 전망치를 올렸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주된 이유다.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이 호황을 마냥 즐길 수 있는 것만은 아니다. 수출 호황은 반갑지만, 축제 분위기에 취해 당장 수술이 시급한 문제까지 덮어버리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 땅값이 올랐다고 모든 땅 주인이 뛰어난 투자자가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경기 순환 사이클이 가져다준 이익을 마치 체질 개선의 성과로 착각하는 순간 위기의 씨앗이 싹튼다. 순풍은 배를 밀어주지만 배 안의 균열까지 고쳐주진 않는다. 반도체 호황은 양날의 칼이다. 삼성전자의 성과급 논란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메모리는 AI 수요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는 여전히 수익성과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처지다. 사업부별 실적 격차는 성과급 산정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을 불렀고, 지난 5월엔 총파업 돌입 직전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봉합했다. 문제는 불씨가 아주 꺼진 게 아니라는 점이다. 호황의 과실을 누가 만들었고, 누구에게 얼마나 나눌 것인지를 둘러싸고 조직 내부가 갈라지고 있다.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기업에서는 내연기관과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조직이 투자와 인재를 놓고 경쟁한다. 유통기업에서는 매장과 플랫폼이 주도권을 다툰다. 기존 사업부는 오늘의 현금을 벌고 신사업부는 내일의 생존을 준비한다. 이런 상반된 입장에선 서로 상대를 ‘낡은 유산’ 또는 ‘검증되지 않은 비용’으로 보기 쉽다. 자연히 갈등도 심해진다.호황기에는 갈등조차도 ‘돈 잔치’에 가려져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어느 사업을 줄이고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 누가 성과를 인정받고 누가 전환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수면 아래에서 꿈틀댄다. 불황기가 되면 한꺼번에 터져나올 ‘시한폭탄’이다. 그러니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선 불황기가 오기 전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그럼에도 호황 땐 조직 내부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자각하지 못한다. 호황의 딜레마다.반도체 초호황기인 지금이야말로 잠복해 있는 난제를 해결할 적기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공공 정책 업무(PA·Public Affairs)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정부와 국회 등 외부 활동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기업의 결정을 내부 구성원이 납득하도록 하고, 그 결정을 사회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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