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앤스로픽의 최상위 AI 모델에 대한 외국 국적자 접근을 차단한 것은 AI 패권 경쟁이 완전히 다른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해외 이용자는 물론 영주권자를 포함한 미국 내 외국 국적자까지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사용자 국적의 실시간 검증이 불가능한 앤스로픽은 미국을 포함, 전 세계 모든 사용자의 접속을 끊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미국이 AI 모델을 사실상 전략물자로 간주해 통제하겠다는 선언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언론은 이를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실리콘밸리 간 갈등으로 보지만, 본질은 그보다 훨씬 심각하다. 그동안 미국의 기술 통제는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클라우드 인프라에 집중됐다. 이제는 AI 모델 사용권까지 통제 대상이 됐다. 누구든 돈만 내면 쓸 수 있는 구독 서비스에서, 허가받은 주체만 접근할 수 있는 안보 자산으로 성격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통제 방식도 충격적이다. 미국 정부의 자의적인 단 한 번의 ‘킬스위치(kill switch)’ 작동으로 즉각적인 AI 서비스 중단 조치가 가능하다는 현실이 확인됐다. 이번 사태는 미국이 언제든 정치적 판단에 따라 다른 나라의 AI 인프라 접속을 일방적으로 끊어버릴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동맹국이라고 예외가 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은 앤스로픽의 미토스 접근 협의체 ‘프로젝트 글라스윙’의 참여 대상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정부의 조치로 무용지물이 될 처지다.
이번 사태가 한국에 주는 경고는 분명하다.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갖추지 못한 국가는 기술 종속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특히 보안, 통신, 국방, 금융 등 핵심 국가 기능을 해외 AI 모델에 의존하는 순간, 하루아침에 국가 시스템이 마비되는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
한국도 소버린 AI를 국가 생존 인프라로 봐야 한다.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보안 평가 체계, 공공·국방용 폐쇄형 AI를 함께 키워야 한다. AI를 외국에서 빌려 쓰는 소비국에 머물 것인가, 스스로 통제 가능한 AI 역량을 갖춘 기술 주권 국가가 될 것인가. 이번 사태가 한국에 던진 질문이다.

1 week ago
2
![[사설] '모두의 창업' 새롭게 출발해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16/news-p.v1.20260616.a1d7b4649994401d994a4b2815963464_P1.jpg)
![[이영의 넥스트 거버넌스] 〈21〉기승전결(起承轉結)이 안 되는 나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22/news-p.v1.20260622.4c1c2a9a88dd4fe684b87e994f8e14de_P3.jpg)
![[기고] AI 시대, 기업은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18/news-p.v1.20260618.2feae3f4db6b49798af3965c8e6e0f82_P3.jpg)
![[ET톡] 통신망 투자 효과, 장비업계에도 닿아야](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23/news-p.v1.20260623.1aaf58f745a4436189ccd3e0f242a380_P1.png)
![[부음] 김재원(전 하해 대표이사)씨 별세](https://img.etnews.com/2017/img/facebookblank.png)
![[기고] 스페이스엑스 성공이 한국 스타트업에 던진 질문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23/news-p.v1.20260623.06acf4c689a54b8aa81be390cd938c54_P2.png)
![[생생확대경]''스타링크''와 항공기내 ''디지털 디톡스''의 ...](https://www.edaily.co.kr/profile_edaily_512.png)






![[G-브리핑] 컴투스, 임직원 참여형 ESG 플로깅 활동](https://pimg.mk.co.kr/news/cms/202606/11/news-p.v1.20260611.0f1bb9233318459cb7ad7f04a40a2d5c_R.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