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용금지법 됐다"는 기간제법…노사정 머리 맞대 대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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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12 17:55 수정2026.04.12 17:55 지면A35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민주노총과의 간담회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하면 2년 뒤 무기계약직 전환을 의무화한 기간제법의 문제점을 또 비판했다. “상시 고용 전환을 독려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도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이 돼버렸다”며 현실적 대안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19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1기 출범 토론회, 9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이어 다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기간제 2년 제한’ 규정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제도 취지와 달리 기업이 만 2년을 채우기 전에 고용계약을 해지하거나 ‘쪼개기 계약’을 하는 것이 일반화됐다. 그 결과 기간제 근로자는 2006년 전체 임금 근로자 1542만 명 중 274만 명(18%)에서 2024년 2195만 명 중 481만 명(22%)으로 더 늘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고 고용 불안만 심화됐다. 선의의 규제가 만들어낸 역설이다.

이런 결과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이중 구조와 맞닿아 있다. 정규직은 한번 고용하면 정년까지 해고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정규직 전환 부담을 피하기 위해 2년 미만 계약이라는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처우가 열악해진 것은 무엇보다도 정규직 과보호 탓이 크다. 민주노총 등 노조단체들은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정규직 기득권 보호에 열중한다. 정규직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는데 기업이 한정된 재원으로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할 경우 신규 고용과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힘들어질 수 있다.

기간제법 개정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노동계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사용기간 연장, 사용 사유 제한 등 입장이 맞섰다. 대화와 양보 없이는 풀기 어려운 문제다. 경직된 고용 구조를 유연하게 바꾸지 않고는 비정규직 문제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 노동계는 고용유연성을 수용하고 기업은 그에 상응해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는 실용적 대타협이 절실하다. 이 대통령은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제시하며 민주노총에 경사노위 복귀를 요청했다. 사회적 공론의 장을 열어 비정규직 문제를 제대로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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