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유가 지속…"전쟁 이전 복귀 어렵다"는 IMF 총재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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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10 17:28 수정2026.04.10 17:28 지면A23

미국과 이란 간의 2주 휴전이 발효됐지만 세계 경제를 짓누르는 에너지 위기는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호르무즈해협이 여전히 막혀 있다. 중동의 에너지 기반 시설이 막대한 피해를 봐 복구까지 얼마나 걸릴지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지금의 위기가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전쟁 이전으로의 완벽한 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새로운 평화가 지속되더라도 성장 속도는 더뎌질 것”이라며 세계 경제 둔화를 공식화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고유가가 지속되면 세계 성장률이 2.6%까지 급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순한 비관론이 아니다. 휴전 후에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하루 10척 미만으로 평상시의 10%에 불과하다. 해협 통제권은 여전히 이란이 쥐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협을 ‘관리형 수역’으로 전환해 통행료를 요구하며 선별 통행을 예고했다. 미국이 해협 개방을 압박하고 있지만 해결은 불투명하다. 2주간의 짧은 휴전 기간에 유조선을 빼내 에너지 숨통을 틔우려던 정부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판이다.

시장의 착시도 위험하다. 국제 유가는 선물 가격만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졌을 뿐 현물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이 실제로 들여오는 현물 원유 가격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한다는 소식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수준이다.

과거 오일쇼크 당시에는 협상 타결로 밸브만 열면 공급이 회복됐다. 지금은 에너지 인프라 자체가 파괴된 상태다. 종전 협상만 타결되면 모든 것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낙관은 금물이다. 한국은 에너지 충격에 가장 취약한 국가군에 속한다. 고유가·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다시 가다듬고,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위기 대응에 집중해야 한다. 비축 확대와 수입처 다변화, 산업 원료 공급망 확보와 같은 현실적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전쟁이 끝나도 세계 경제는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게 국제기구의 공통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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