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세 족쇄에도 美 점유율 가장 많이 끌어올린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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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2.01 17:29 수정2025.12.01 17:29 지면A35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코로나19 이후 미국 시장 점유율을 가장 많이 높인 자동차회사에 올랐다. 2019년 7.5%이던 점유율이 10.9%(10월 말 기준)로 3.4%포인트나 상승했다. 현대차는 4.0%에서 5.8%로, 기아는 3.5%에서 5.1%로 점유율을 키웠다. 같은 기간 도요타(1.4%), GM(0.7%), BMW(0.3%), 포드(-0.9%) 등이 제자리걸음한 것과 대비되는 성적표다.

글로벌 공급망 및 무역질서 재편이 가속화하고 지난 4월부터 6개월 넘게 미국발 관세 충격에 시달리는 와중에 거둔 성과여서 의미가 더 크다. 제품·기술 경쟁력 제고는 물론이고 생산지 다변화, 브랜드 마케팅 등 전방위 노력이 맞아떨어진 값진 결과다. 특히 미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SUV 라인업을 완성하고, 가성비 높은 하이브리드카에 집중하는 ‘투 트랙 전략’이 위기 돌파의 동력이 됐다.

한국 주력산업 재편과 도약이 핵심 과제로 부상한 상황에서 확인한 K자동차의 존재감이기에 더욱 반갑다. 자동차는 11월까지 6개월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수출 서프라이즈’의 든든한 한 축이다. 선박(-18%), 철강(-16%), 석유화학(-14%) 등 전통 산업의 올 수출이 역성장하는 가운데 자동차는 두 자릿수(14%) 성장으로 경기 버팀목이 됐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39%로 더 높긴 하지만 기복 큰 사이클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자동차산업 성공의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반도체와 더불어 제조업 투자의 80%를 차지하는 자동차의 선전은 불안정한 외끌이 경제를 안정적인 쌍끌이 체질로 전환하는 데 필수다.

삼성에 이은 또 하나의 세계 초일류 기업 탄생에 거는 기대도 크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10.9%)은 일본 도요타(15.0%)에 이어 해외 자동차 메이커 중 2위다. 25%이던 품목 관세가 11월부터 15%로 낮아진 만큼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까마득해 보이던 세계 1위 도요타 추격도 가시권이다. 강성 노조발 저효율·고비용 구조, 상전벽해와도 같은 경쟁 환경 변화를 이겨내고 전진하는 뚝심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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