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인 혜안과 집념이 만든 '반도체의 나라'…미래 준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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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12 17:54 수정2026.04.12 17:54 지면A35

‘반도체의 나라.’ 한경이 5개 면(4월 11일자 A1~5면)에 걸쳐 보도한 기사를 관통하는 주제다. 기사 지적대로 이제 반도체 없는 한국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은 860억달러로 사상 처음 월 수출액 8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사실상 수출의 38%(328억달러)를 차지한 반도체가 쓴 신기록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반도체에서만 53조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SK하이닉스도 40조원 안팎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다. 두 회사가 우리나라 고용과 성장률, 세수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이런 놀라운 실적은 두 회사가 인공지능(AI) 시대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덕분이다. 하지만 이런 행운도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오는 법이다. 설계·제조·메모리를 모두 갖춘 삼성전자, 독보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을 보유한 SK하이닉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두 회사는 메모리를 확보하려는 빅테크를 줄 세울 정도로 대체 불가 기업이 됐다. 기업인들의 40여 년 혜안과 집념이 만들어낸 성과다. 삼성은 하락 사이클 때 투자를 늘리는 뚝심을 발휘했다. 반면 한국의 도전을 무모하다며 비웃던 일본 기업들은 차례차례 쓰러졌다. 하이닉스는 생산성을 개선하며 10년 채권단 관리 체제를 버텼다. SK라는 새 주인을 만나 날개를 폈는데, 시장이 작은 HBM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승부수로 지난해 D램 점유율 세계 1위에 올랐다.

반도체 슈퍼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지금의 성공에 안주하는 순간 추락의 위기는 바로 다가온다. 미국 대만의 견제와 중국의 추격도 무섭다. 반도체는 기업을 넘어 국가 대항전이 됐음에도 우리 세제·인프라 지원은 경쟁국에 비해 인색하기 그지없다. 클러스터 입지를 놓고 정치권이 기업을 흔들기까지 한다. 호황의 달콤함을 즐길 때가 아니다. 우리 기업들이 초격차로 경쟁자를 따돌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정부도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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