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판은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와 국회 탄핵 소추 이후 이뤄진 체포·수사 과정의 불법 행위를 판단과 사법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해 온 주요 방어 논리 대부분을 법원이 배척했다는 점에서 아직 선고가 나오지 않은 ‘내란죄’ 재판 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1심 법원은 우선 계엄 직전 국무회의가 합법적인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비상계엄의 경우 국가 각 분야에 비상 상황을 초래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모든 국무위원을 불러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참석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런 행위가 “헌법과 계엄법의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의 주장처럼 “긴급한 상황”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 결정 이후 수사 과정에서 법원이 발부한 수색영장과 체포영장의 집행을 집요하게 방해하는 행태를 보였다. 경호처에 압수수색 영장에 응하지 말라고 직접 지시를 내리거나 “총을 가지고 있다는 걸 좀 보여줘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대통령 경호는 아무리 지나쳐도 과하지 않다”는 ‘제왕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대통령 경호권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행위를 “일신의 안위와 사적인 이익을 위해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사실상 사병화한 것”이라고 판시했다.이 밖에 윤 전 대통령이 ‘증거인멸에 해당할 우려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군(軍) 사령관들의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점, 계엄의 합법성을 가장하기 위해 사후적으로 작성된 비상계엄 선포문에 서명한 점도 명백한 유죄로 인정됐다.
이번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엄중 처벌의 주된 이유로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재판 외에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7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계엄 명분을 쌓기 위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일반이적 혐의, ‘채 상병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 등 하나하나 무거운 사안들이다. 이들 재판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하나같이 혐의를 부인하거나, 궤변과 억지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있다. 그것이 윤 전 대통령에게 이익이 될지, 불이익이 될지는 이번 판결만 봐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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