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 수사는?” “김혜경-김정숙은 왜 느리냐”… 법무 채근한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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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내 수사가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물은 사실이 특검 수사로 드러났다. 검찰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에게 특정 사건의 수사 상황을 묻는 건 그 자체로 수사 개입이 될 수 있어 대통령도 해선 안 되는 행위다. 하물며 아무 법적 권한이 없는 영부인이, 그것도 자신이 수사 대상인 사건의 경과를 사적으로 알아보려 한 것이다. 김 여사는 김혜경 김정숙 여사 관련 사건에 대해서도 왜 수사가 잘 안 되고 있냐고 텔레그램으로 물었다고 한다.

김 여사가 이런 문자를 보낸 지난해 5월은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던 때였다. 한 달 전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해 김 여사 특검법이 재추진됐고,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하며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그런데 그 후 며칠 만에 김 여사 대면조사를 추진하던 중앙지검 지휘부가 전부 물갈이됐다. 이 전 총장이 경위를 묻는 기자들 앞에서 ‘7초 침묵’으로 불만을 표할 정도로 박 전 장관이 주도한 인사였다. 김 여사가 수사 상황을 묻는 문자를 보낸 게 바로 그 다음 날이었다. 특검은 김 여사가 그즈음 박 전 장관과 여러 차례 연락하며 수사 무마를 청탁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실제 당시 발탁된 인물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변인이었던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다. 그는 이 전 총장까지 패싱한 채 굴욕적인 출장 조사를 나갔고, 끝내 디올백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에게 연락한 전후로 검찰 지휘부가 친윤 검사들로 교체되고 몇 달 만에 사건이 유야무야 덮인 것이다.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을 매개로 수사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V0’로 불렸던 김 여사의 국정 사유화 행태는 이번에 처음 드러난 게 아니다. 윤 전 대통령과 같은 최고 보안등급 비화폰을 사용했고, 지난해 검찰 조사를 앞두고 비화폰으로 민정수석과 여러 번 통화하기도 했다. 이젠 그것도 모자라 법무부 장관을 통해 수사 상황을 보고 받고, 명태균 공천 개입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보고서를 전달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김건희 윤석열 ‘공동 정권’의 민낯이 이처럼 갈수록 선명히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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