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더 복잡해진 ‘누더기 세제’… 세금으로 집값 잡기의 딜레마

1 week ago 6

3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게시판에 50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 매물이 붙어 있다. 정부는 부동산 세제 개편을 통해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정부가 결국 부동산 세금 카드를 꺼냈다. 초고가 주택을 제외한 실거주 1주택자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이 대체로 줄어들지만, 집을 사놓고 살지 않는 고가 비거주자의 보유세 부담은 무거워진다. 비거주·초고가·다주택자의 세금을 높여 주택 시장을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인데 부동산 세제는 한층 더 복잡해졌다. 정부가 3일 내놓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의 큰 변화는 1가구 주택 종부세 과세 대상 기준이다. 현재 기준은 공시지가 ‘12억 원 초과’(시가 약 17억 원)인데 이를 ‘14억 원 초과’(시가 약 20억 원)로 올린다. 이 기준을 올리면 집값 상승으로 종부세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 공시가 23억 원(시가 30억 원)이 안 되는 실거주 1주택자라면 종부세 부담이 줄어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가 투자나 투기 목적으로 의심하고 있는 공시가 14억 원 초과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는 종부세 공제 금액을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춰 더 무겁게 만들었다. 같은 공시가 20억 원짜리 1주택이라고 하더라도 실거주자는 세금이 줄고 비거주자는 최대 2배 이상의 더 무거운 세금을 내게 된다. 주택을 오래 보유하거나 거주하고 있으면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공제를 받는 혜택도 보유 기준이 단계적으로 사라져 비거주자의 세 부담이 더 무거워진다. ‘똘똘한 한 채’ 쏠림을 막기 위해 종부세 세율도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 기준으로 바꾼다. 주로 서울 강남 지역에 많은 시가 40억∼50억 원(공시가 29억∼35억 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은 ‘실거주 1주택’이라고 해도 세금이 더 무거워진다. 비거주·초고가·다주택자 증세로 단기적으로 비거주 주택이나 초고가 주택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집값을 잡기 위해 세금을 다시 동원해 누더기 부동산 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부동산 세금을 계산할 때 이제는 주택 가격, 주택 수 외에도 취업, 진학, 질병, 봉양 등에 따른 불가피한 비거주 사유까지 따져야 한다. 정부는 보유세를 높이면서 다주택자 등에 대한 양도세 중과 부담을 2년간 한시적으로 덜어줘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