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이란 협상 결렬…선제대응으로 S 공포 확산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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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12 17:55 수정2026.04.12 17:55 지면A35

중동전쟁 종식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21시간 마라톤협상이 성과 없이 끝났다. 한때 이란 정부는 “양측 실무팀이 문서를 교환 중” “이견이 있지만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어 “합의 없이 미국으로 복귀한다”며 결렬을 전격 선언했다.

첫 협상에서 완전 타결을 바란 것은 아니지만 다음 일정조차 잡지 못해 중동 사태는 다시 미궁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우려한 대로 이란의 핵 개발·핵 제조 능력 포기를 둘러싼 큰 이견이 발목을 잡았다. 미국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명시적 약속을 요구했지만 이란은 거부했다. 결렬 후 ‘네 탓 공방’이 벌어지며 갈등은 되레 깊어진 모양새다. 이란은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합의 도출을 저해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사실상 재봉쇄된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관련한 진전이 없는 점이 가장 실망스럽다. 애초 해협 개방을 전제로 회담이 성사됐지만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맹폭을 이유로 재봉쇄해 통행량이 하루 10여 척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란은 미국과 최종 합의할 때까지는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대로면 세계 경제는 패닉으로 한 발 더 빠져들고 호르무즈해협 의존도가 남다른 한국 경제에도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양측이 서로의 패를 확인한 만큼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될 여지가 있지만 현재로선 불확실성이 크다. 미국은 ‘최종 제안 수용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이란에 공을 넘겼고, 이란도 ‘미국이 달라지지 않으면 상황은 안 변할 것’이라며 강경하다. 종전은커녕 확전 가능성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밝힌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 결렬 시 강력한 군사행동을 시사했다. 이란 무기지원설이 제기된 중국을 경고하고 나서는 등 추가 악재도 쌓이는 중이다.

막연한 기대와 냉혹한 현실 사이의 간극이 재차 확인됐다. 중동 위기 장기화를 전제한 에너지·공급망 대책이 절실하다.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되는 최악의 상황 시 우려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확산에도 선제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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