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시장 타성에 젖어 있는 국내 금융업계에서 미래에셋그룹 같은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2003년 홍콩에 국내 첫 해외 자산운용 법인을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19개국에 55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고객 자산(1158조원)의 30%가량이 해외 운용 자산이며,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규모도 10위권이다.
박현주 회장의 한국경제신문 인터뷰(30일자) 내용을 보면 앞으로 ‘제2 창업’ 수준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예상된다. 박 회장은 미국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기업 xAI, 중국 드론 기업 DJI 등에 대한 투자 성과로 향후 5년간 200억달러(약 28조5000억원)가 예상되는데, 무엇보다 글로벌 M&A(인수합병)에 재투자하겠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박 회장은 “역사는 대전환기마다 자본주의를 새롭게 써왔다. 지금은 혁신가에게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꿀 황금 같은 기회”라고 했다. 그가 구상하는 글로벌 핵심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전통 자산과 대체 자산, 디지털 자산을 아우르는 그룹 전 자산의 토큰화다.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아시아 금융회사 최초로 1000억원 규모 디지털채권을 발행한 것은 그 일환이다. 두 번째는 AI 운용 역량 극대화다. 지난해 미국에 설립한 AI 금융사 웰스스폿과 미래에셋 간 플랫폼 접목 작업 등을 들 수 있다. 셋째는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축으로 부상 중인 중국, 인도 등에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 ‘슈퍼 갭’(초격차)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의 그룹 내 타이틀은 ‘체어맨’이 아니라 ‘GSO’(글로벌전략가)다. 외부의 냉담한 시선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혁혁한 성과를 내 세계 최고 권위 경영자상인 ‘국제 최고경영자상’을 아시아 금융인 최초로 수상한 바 있다. 창업 초기부터 그의 화두는 삼성 현대 등 제조업 선구자들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 성공했는데, ‘왜 금융은 안될까’였다. 모험정신으로 가득한 그의 ‘투자 야성’이 이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차근차근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지주를 비롯한 한국 금융사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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