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법안 중 논란이 가장 큰 건 법왜곡죄다. 판검사가 사실을 조작하거나 법을 왜곡해 적용하면 처벌한다고 하는데, 판단 기준이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또 판검사들이 사건 관계인들로부터 고소·고발에 시달리고 처벌받을 위험까지 생기면 수사와 재판은 위축되기 쉽다. 독일 등 유럽 국가에서 시행하는 사례가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법체계나 문화와는 맞지 않아 오남용될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는 물론이고 참여연대 등 사법개혁을 지지해온 시민단체들까지 남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판검사들의 악의적 법 왜곡은 형법상 직권남용죄나 징계 탄핵 등 현행 제도로도 처벌할 수 있다. 법왜곡죄는 지금이라도 접는 게 맞다.
재판소원과 대법관 증원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법원의 확정판결이라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를 따질 수 있게 되면 억울한 피고인을 구제하고, 법원도 헌법을 더 엄격히 준수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 하지만 판결 확정이 지연되고 소송 비용이 늘어나는 등 예상되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사건 폭증으로 헌재가 과부하에 걸릴 수도 있다. 대법관 증원의 경우 상고심 사건 적체를 해소하는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사법부에서도 거론돼 왔다. 하지만 민주당 법안대로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6명으로 급격히 증원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중 22명을 임명하게 돼 대법원의 정치적 중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
이런 우려에도 민주당은 별다른 보완책 없이 법안 통과를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상황이 여기까지 온 데는 사법부가 불신을 자초해 입법의 불씨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법제도의 근간을 바꿀 중대 법안을 충분한 숙의 없이 처리하는 게 정당화될 순 없다. 사법 체계 개편에 따른 혼란과 피해가 없도록 법안의 빈틈을 메워야 한다. 시간표를 정해 놓고 서둘 일이 아니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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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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