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동산 세제, ‘총부담 관점’서 취득-보유-양도稅 균형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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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 상가 부동산 중개업소에 양도세 보유세 등 부동산 매매 관련 안내문구가 부착돼 있다. 2026.06.09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9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 상가 부동산 중개업소에 양도세 보유세 등 부동산 매매 관련 안내문구가 부착돼 있다. 2026.06.09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보유세 인상을 공식화했다. 5개월 전 신년 기자회견 때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것 웬만하면 안 하겠다”고 했던 것과는 달라진 기류다. 그러면서 “세제 문제는 7월 말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7월 발표될 세제 개편안에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나 초고가 주택에 대한 재산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이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도 “투기 투자 목적으로 가진 주택에 대한 부담을 늘리고, 팔아서 시장에 나오게 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집값을 잡으려고 세금을 동원하는 일은 과거에도 겪었다. 문재인 정부는 보유세와 양도소득세(양도세) 부담을 모두 높이는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2021년 보유세수는 문재인 정부 취임 첫해의 2.5배로 불어났지만, 집값은 잡지 못했다. 결국 이듬해 여야가 보유세 완화 방안을 내놓으며 냉온탕을 오갔다. 이번에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

한국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큰 ‘부동산 공화국’이다. 부동산 시장을 투기나 투자보다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려면 세제 개편이 불가피할 수 있다. 하지만 집값에 따라 널뛰는 두더지 잡기 식의 고무줄 과세는 세무사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누더기 부동산 세제를 만들고 ‘징벌적 세금’이라는 납세자 불만을 키웠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는 고장난 부동산 세제를 바로잡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집을 살 때는 취득세, 보유할 때는 재산세와 종부세, 팔 때는 양도세를 낸다. 한국은 선진국에 비해 보유세는 낮고 양도세나 취득세 등 거래세 부담은 높은 편이다. 보유 부담이 적어 투자나 투기 수요가 붙기 쉽다. 그렇다고 세금으로 주택 거래와 보유를 모두 틀어막으면 집을 팔고 나가려고 할 때 양도세가 무서워 주저앉거나 취득세 부담이 커서 새집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 거래는 위축되고 세금 회피는 늘어난다.

징벌적 세금의 부작용을 피하려면 주택 취득, 보유, 양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납세자의 세 부담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부동산 세제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거래세 부담은 낮추고, 보유세 중심으로 세제를 개편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야 한다. 모두가 만족하는 과세는 어렵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세금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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