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전리스크’ 일단락… ‘MZ식 公正’과 사회적 박탈감은 큰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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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더유니버스에서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장(부사장·왼쪽)과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26년 임금협약에 서명하고 있다. 노사 줄다리기 협상 끝에 20일 마련된 잠정합의안은 이날 투표율 95.5%, 찬성률 73.7%로 가결됐다. 삼성전자 제공

27일 경기 용인시 삼성전자 더유니버스에서 여명구 삼성전자 DS 피플팀장(부사장·왼쪽)과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2026년 임금협약에 서명하고 있다. 노사 줄다리기 협상 끝에 20일 마련된 잠정합의안은 이날 투표율 95.5%, 찬성률 73.7%로 가결됐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 합의한 임금협상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됐다. 이로써 사상 초유의 반도체 총파업 위기로 치달았던 노사 갈등은 일단락됐다. 이젠 반도체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서 초격차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신발끈을 묶어야 한다. 파국을 피한 것은 다행이지만, 초고액 성과급 논란이 우리 사회 곳곳에 남긴 갈등과 상대적 박탈감은 치유해야 할 무거운 숙제로 남아 있다.

27일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잠정합의안 투표 결과 찬성 73.7%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투표 결과를 뜯어보면 내부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교섭을 주도한 초기업노조에선 81%가 찬성했지만, 비(非)반도체 중심의 노조는 21%만 찬성하는 데 그쳤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고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정한 통합을 이뤄낼지가 시급한 과제가 됐다.

SK하이닉스가 시작하고 삼성전자 노조가 불을 지핀 ‘영업이익 N% 성과급’ 논란은 한국 사회의 양극화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간극을 더욱 벌려놓았다. 천문학적인 이익을 내는 반도체 대기업의 근로자들과, 생존을 걱정하는 중소기업 및 하청업체 근로자들 사이의 괴리감은 말할 수 없이 커졌다. 성과급을 합친 삼성전자 반도체 직원의 평균 연봉은 500대 기업 직원들의 7배, 전체 상용 근로자 평균의 14배에 이른다. 26일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장에서도 화두가 됐을 정도로 초고액 성과급은 임금 격차와 양극화를 상징하는 사례가 됐다.

노조가 주도한 이른바 ‘MZ식 공정’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도 남겼다. 기여한 만큼 제대로 보상받아야 한다는 요구는 당연하지만, 그 공정이 ‘내 몫의 극대화’에만 매몰된다면 곤란하다. 이익에 대한 기여도를 정확히 평가하지 않고, 반도체 호황이라는 외부적 요인까지 오로지 자신의 성과라고 주장하는 것도 합리적이지 않다. 진정한 공정은 울타리 안팎의 격차를 돌아보고 함께 성장하려는 성숙한 연대 의식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사회적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

세계 4위를 내다보는 수출 호조, 8,000 선을 넘어선 코스피 등 화려한 숫자의 이면에는 자산과 소득의 양극화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깔려 있다. 집값 급등에 따른 부동산 격차에 더해, 주가 상승에 올라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잘나가는 기업에 속한 사람과 아닌 사람 사이의 단절이 심화되고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식의 질투로만 볼 수 없다. 땀 흘린 노력이 배신당한 느낌, 더는 따라잡을 수 없다는 불안과 절망이 쌓여 심각한 사회적 균열의 뇌관이 되도록 방치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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