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곳은 공장에서 미역을 보관하는 1층 냉동실이었다. 외국인 노동자 1명이 냉동실 바닥 에폭시를 토치로 제거하던 중이었다. 화재 신고를 받고 오전 8시 31분경 출동한 소방관들이 불길을 잡았으나 곧 잔불이 살아났고, 2차 진압에 나선 3분 뒤 ‘펑’ 폭발 소리가 나며 거센 불길이 솟았다. 박 소방경과 노 소방교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소방 당국은 밀폐된 창고에 있던 유증기가 폭발하며 화염이 순식간에 번지는 ‘플래시오버(flashover)’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2020년 38명이 사망했던 경기 이천 물류센터 공사장도 유증기 폭발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났다.
완도가 고향인 박 소방경은 평소에도 위험한 화재 현장마다 앞장서 동료들에게 ‘진정한 영웅’이라 불렸다고 한다. 상복을 입고 빈소를 지키는 어린 자녀들을 본 동료들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노 소방교는 본래 구급대원이지만 출동 인력이 부족해지자 화재 진압에 투입됐다. 노 소방교는 주어진 일을 마다하지 않는 성실하고 긍정적인 동료였다고 한다. 빈소의 어머니는 “이제 겨우 서른인데…”라며 오열했다.
벌써 냉동창고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화기를 사용하면서도 안전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화기를 다룰 때 2인 1조 작업 원칙부터 지켜지지 않았다. 유증기 폭발 가능성이 높은 냉동창고 화재는 소방관들이 진입을 두려워하는 곳이다. 이런 고위험 화재 진압에 대한 매뉴얼이 지켜졌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더욱이 지역소방서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구급대원이던 노 소방교까지 화재 진압에 차출됐다. 그의 아버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 달라”며 울먹였다. 올해만 소방관 3명이 순직했다. 우리 사회의 안전망인 소방관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철저히 복기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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