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너지·조선 협력, 美 통상 압박 풀 지렛대로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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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 조선은 대미 투자 대상이 아니라 협상 자산이다. 미국의 관세 및 환율 압박에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지렛대로 삼아 실익을 챙기는 패키지 협상에 나서야 한다.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했다. 기존 글로벌 관세보다 높은 12.5%가 적용된다. 지난 2월 미 연방대법원 판결로 상호관세에 제동이 걸리자 이를 대체하는 조치다. 여기에 미국이 예고한 ‘과잉생산’ 301조 관세까지 현실화하면 지난해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받아낸 최종 관세율 15% 상한이 무너질 수 있다.

미 재무부는 한국을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유지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에도 원화가 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세와 환율이 별개의 조치라고 해도 정부가 분리 대응해서는 협상력을 높이기 어렵다.

마침 한·미 간 에너지 및 조선 협력은 속도를 내고 있다. 20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첫 사업으로 에너지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으며, 워싱턴에는 한·미 조선협력센터가 문을 열었다. 한국의 기술과 생산 관리 역량을 활용해 미국 내에서 군함과 상선을 건조하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구조적 상호의존성은 한국의 가장 확실한 협상 동력이다. 당장 8~9월로 예정된 대미 에너지 1호 투자 발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 에너지 안보와 조선업 재건을 동시에 뒷받침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다. 이를 15% 관세 상한 사수와 추가 관세 예외 인정, 미국 시장 접근 확대와 연결해야 한다. 미국 내 일자리와 안보 자산 확충에 기여한다는 점을 앞세우면 통상 압박을 피하면서 우리 기업의 미국 시장 확대라는 일거양득 효과를 낼 수 있다.

격변하는 통상 환경에서는 대담한 외교적 상상력이 요구된다. 지금처럼 투자를 약속한 뒤 미국의 처분만 바라보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에 절실한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통상 실익으로 바꿔내는 것이 협상의 핵심이다. 정부가 원팀이 돼 한·미 경제 동맹의 실익을 극대화하는 주도적 외교를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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