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20개 국내 은행의 주담대 비중은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또 주담대가 전체 은행 대출 증가분(약 96조 원)의 45%를 차지했다. 늘어난 은행 대출의 절반 가까이가 부동산에 쏠린 셈이다.
은행들이 부동산 대출에 매달리는 이유는 이자 수익이 전체의 77.8%를 차지하는 사업 구조 때문이다. 은행들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부실 위험이 커진 기업 대신 가계 대출로 눈을 돌렸다. 특히 담보가 있어 돈을 떼일 염려가 적고 안정적인 이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 대출에 매달렸다. 이런 식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약 14조 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얻었다.
최근 은행 대출과 집값의 상관관계가 약해지는 추세지만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 주담대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은행 대출의 물꼬를 미국이나 싱가포르의 금융회사처럼 혁신 기업 현장으로 돌리려면 돈을 빌리는 차주에 대한 대출 규제와 함께 자금을 공급하는 은행에 대한 수익 다변화 유인책이 필요하다.현재는 은행이 기업 대출을 했을 때 부실 위험이 주담대 대비 높게 책정된다. 기업에 돈을 빌려주려면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해 대출을 꺼리게 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주담대 위험 가중치를 높여 기업 대출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그렇게 해도 우리처럼 가계부채가 많은 노르웨이 스웨덴 홍콩보다 여전히 낮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부실기업을 솎아내고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우는 일도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뒤따르지 않는 ‘생산적 금융’ 정책은 자칫 부실기업 대출로 이어져 은행의 건전성만 악화시킬 수 있다.
한국은 만성적인 가계부채에 짓눌려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9.7%로 경제 성장을 제약하는 임계치(80∼85%)를 웃돌고 있다. 은행의 주담대 편식을 해소하고 부동산 생태계와의 고리를 줄이지 못하면 신산업은커녕 가라앉은 소비도 살리지 못한다. 은행의 자금 중개 기능이 절실한 곳은 자산 격차를 키우는 부동산 시장이 아니라 혁신 기업을 키우는 산업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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